벼랑끝 위기 직면한 농가들
벼랑끝 위기 직면한 농가들
  • 이보원
  • 승인 2008.01.21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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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안나옵니다.그렇다고 포기할수도 없고.키워봐야 쌓이는 건 빚더미뿐입니다.”

남원시 수지면 산정리에서 돼지 800두를 사육하는 최영구씨.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료값 때문에 양돈을 하면 할수록 빚만 쳐진다”며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사료값이 급등하면서 한달평균 사료비만 3천만원이 들어간다. 지난해초보다 사육두수가 늘었다고 하지만 한달1천800만원이던 사료비가 거의 50% 급증했다.20만원인 100㎏짜리 성돈을 매달 100두 가량 출하해 2천만원정도를 벌지만 적자에 허덕인다.

최씨는 “양돈농가들이 버텨보는데까지 보텨보자며 이를 악물고 있지만 과연 얼마나 버틸수 있을지 캄캄하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와 곡물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시설원예농가들의 난방유와 화학비료, 축산농가들의 배합사료등 영농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농가들이 삼각파도를 맞고 침몰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배합사료 1년새 6차례 상승

16일 배합사료가격이 평균 8.2% 인상되면서 도내 축산농가들은 연간 589억원의 사료비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한우와 돼지, 닭 등 도내 축산농가들이 지난1년간 사용한 배합사료 분량은 210만톤. 이번 인상으로 25㎏ 1포대당 700원가량 값이 올라 농가들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

배합사료 원료인 국제 옥수수 가격이 급등하면서 최근 1년새 배합사료가격은 무려 6차례가 인상됐다.

재작년 11월6일 5.7% 인상을 신호탄으로 작년 3월15일 5.7%, 6월15일 5.6%, 7월9일 6.0%, 10월1일, 6.6%, 그리고 16일 또다시 8.2%등 1년 남짓 기간에 무려 26.1%나 급등했다.1년전과 가격을 비교한 실질적인 가격 인상폭은 32%나 된다.

축산농가들은 “수입개방여파로 산지 한우와 돼지 출하가격은 갈수록 하락하는 반면에 배합사료가격은 하루가 멀다하고 상승한다”며 “사료값 폭등으로 인한 농가들의 충격을 덜어줄 수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조만간 축산농가들의 줄도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화학비료 보조금 폐지전 보다 3배 비싸

농협중앙회는 지난달27일 화학비료값을 평균 24%나 대폭 인상했다. 원자재값과 운송비 급등에 따른 업계의 가격 인상 요구를 농협이 일부 수용한 것이다.인상요인은 40%이상이지만 농가들의 어려움을 감안, 최대한 억제했다는 설명이다.

이로인해 화학비료 농가 판매 가격은 20㎏ 한포대당 요소는 9천750원에서 1만2,400원으로 무려 2천650원(27%), 21복비는 9천850원에서 1만2천950원으로 3천100원(31%),쌀맛나는 7천100원에서 8천500원으로 1천400원(20%)이 올랐다. 연간 화학비료 14만5천톤(584억원)을 사용하는 도내 농가들은 이번인상으로 140억원의 추가부담이 불가피하다. 지난 2005년7월 화학비료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폐지되면서 20㎏포대당 4천원선인 요소가격은 단박에 8천243원으로 2배나 높아졌다.또 재작년1월 9.8%, 작년2월과 6월에 각각 2.7%와 3.8%, 그리고 지난해말 24%가 각각 인상되며 현재는 1만2천4백원으로 2년새 50%나 치솟았다. 보조금 폐지 이전과 비교하면 무려 3배나 폭등한 수치다.급기야 농민단체들은 농협중앙회장에게 비료값 인상 철회를 촉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예고된다.

▲난방유 1년새 50%상승

“한달에 수천만원씩 드는 난방비를 빼고 나면 장미농사지어봐야 헛것입니다.”

전주지역 최대 장미 집산지인 전주시 덕진구 산정동에서 1만3천200㎡의 비닐하우스에 장미를 양액재배하는 이경규(48)씨는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요즘, 한달에 4천5백만원이 소요되는 난방비 부담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이씨는 작년 겨울에는 한달난방비로 3천만원이 들어갔으나 올겨울들어 1천5백만원 가량 부담이 늘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가 100달러에 육박하면서 농업용 난방면세유 가격까지 치솟아 시설 원예농가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다.

현재 농가들에게 판매되는 난방용 저유황 경유 가격은 ℓ당 729원, 지난해초 487원에 비해 무려 242원 50%나 급등했다.

이보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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