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돼지해를 보내며
황금 돼지해를 보내며
  • 한기택
  • 승인 2007.12.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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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이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는 600년 만에 찾아왔다는 황금 돼지해라 하여 우리들의 희망과 설렘이 그 어느 해보다 크고 많았었다.

올해 우리 경제는 고유가와 환율불안,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수출 3670억 달러, 수입 3520억 달러로 무역규모가 7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11위의 무역대국으로 부상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 BBK 사건, 삼성 비자금 사건 등으로 온갖 시기와 반목으로 사회갈등이 증폭된 한해였으며,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는 내수 침체, 일자리 창출 부진, 양극화 현상의 심화가 계속되고 있으며 서민경제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는 연말을 맞아 서해안의 기름 유출사건으로 해안과 우리들의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우리들이 살면서 보낸다는 것, 이별한다는 것은 섭하고 아쉽기 마련이지만 600년 만에 찾아온 황금 돼지해라 그런지는 몰라도 올해를 보내는 것이 참으로 서운하고 아쉽다.

좀더 나은 2008년을 위해 2007년의 아쉬운 점을 살펴보면

첫째로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걱정되는 한해였다.

우리 사회에는 법을 ‘준수해야겠다’는 마음보다 ‘안 해도 괜찮겠지’하는 마음이 팽대해 있으며, 공적 윤리의 중요성과 사회적 헌신의 가치가 홀대받고 있는 가운데 사회 전반에 도덕적 해이와 부패, 윤리 의식의 공황 상태가 만연되고 있어 걱정이다.

둘째로 이웃에게 베푸는 것에 인색한 한해였다.

가난하게 산 사람이든 부유하게 산 사람이든 죽을 때가 되면 ‘좀 더 베풀면서 살 걸’하면서 후회한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000에게는 후하며 불우한 이웃에게는 인색한 기부 문화가 아쉽다. 아인슈타인은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은 남을 돕는 방법을 발견한 사람’이라고 했다.

셋째로 참는 것이 부족하고 불신이 팽배한 한해였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참았더라면 인생이, 사회가 좀 달라졌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드는 한해였다. 신성해야 할 국회에서 멱살잡고 욕설하는 난장판 ‘혈투’가 벌어지고 있으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불신(不信)의 사회는 더 이상의 화합도,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거사귀정(去邪歸正)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넷째로 ‘우리는 지금 행복하다’고 말하기에는 서운한 한해였다.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인 소득격차와 교육격차, 자살률, 이혼율 등 눈앞의 현실과 영국 신경제재단이 조사한 행복지수가 178개국 중 겨우 102위로 나타나고 있는데 선뜻 ‘우리는 지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다섯째로 한국의 효(孝)가 부끄러운 한해였다.

‘한국에서만, 부모 돈 없으면 자녀들이 외면’ ‘효심 많던 한국이 불효국 1위 됐다’는 뉴스는 참으로 낯뜨겁고 충격적인 뉴스이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라고 자랑하며 효(孝)만큼은 지구상 어떤 나라보다 순수하며 뜨겁다고 자부해 온 우리였는데….

제아무리 완벽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결점이 없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결점을 깨닫고 고치려고 노력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장점을 더욱 빛내주고, 인격을 함양하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일찍이 공자는 ‘잘못된 줄 알면서도 고치지 않으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잘못이다’라고 하였다.

황금 돼지해를 맞이하며 서민들과 젊은이들이 정치권에 바라고 희망했던 ‘배부르고 등 따습게 해 달라는 소망’‘이구백(20대의 90%가 백수)의 가느다란 취업의 바램’ ‘집 없는 사람들의 내 집 마련의 소박한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이 해가 저물어 가고 있어 더더욱 아쉽고 서운하다.

행복했던 순간들, 아름다운 만남들, 즐거웠던 일들은 마음에 담고 슬픈 일, 가슴 아픈 사연들은 멀리하며 이해를 마무리하고 밝아오는 대망의 2008년 쥐띠 해에는 모든 사람들의 꿈과 소망이 모두 이루어지기 기대해 본다.

한기택<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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