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가져다준 의로운 분노!
기적을 가져다준 의로운 분노!
  • 장선일
  • 승인 2007.12.11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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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운 분노는 올바르다는 의미의 의로움과 몹시 분개하여 성을 내는 분노를 연결하는 뜻으로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은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에서 의로움을 성냄으로써 잘못된 일을 바로잡아 새운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때문에 의로운 분노는 사회적 병리현상을 치유하는데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어왔다.

동물에게 물리적으로 자극을 주면 중추신경 전달 시스템을 통하여 생리적 반응이 나타나는데, 분노는 강도 높은 자극에 대한 생리적 반응으로 표현 할 수 있다. 이때 나타나는 현상으로는 털이 일어서고 눈동자가 커지며, 발톱이 일어서고 울부짖으며 공격성이 한층 강화된다. 우리 인간에게 나타나는 분노는 얼굴이 붉어지고, 사지근육에 에너지가 집중되고 마음과 정신이 흥분상태에 도달되어 분개하고 몹시 성을 내는 생리적인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인체의 생리적 반응으로 나타나는 의로운 분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사회적 병리상태를 단절하고 치유하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어왔다. 우리 역사에서 일어난 몇 가지 의로운 분노를 되새기면서 작금의 사회적 병리상태를 바로잡고 21세기 세계의 중심이 되는 나라로 발전하는데 필요한 현재의 의로운 분노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는 모 TV 방송사의 사극 “대조영”은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 속에 방영되고 있다. 지난주 방영된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당군 진영에 사로잡힌 대조영의 아버지 대중상이 초린과의 포로 교환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목숨을 구할 기회를 잡는다. 그러나 대중상은 포로 교환 상황에서 당군을 향해 도발하며 스스로 죽음을 선택을 했다. "고구려 장졸들은 내 최후를 봐두어라. 우리가 이 싸움에서 패한다면, 살아서도 꿈을 잃을 것이나 승리를 한다면, 죽어서도 우린 지킬 나라가 생길 것이다“라는 최후까지 고구려와 자식을 걱정하는 말을 남기면서 작열하게 전사했다. 그는 풍전등화(風前燈火)와 같은 위기에 처해 있는 천문령 전투에서 고구려 군과 대조영의 사기를 불러일으키고자 초개와 같이 목숨을 버렸다. 대중상의 죽음은 대조영 진영의 분노를 하늘 높이 찌르게 하였고, 그 힘은 백배 아니 만배를 발휘하여 기적과 같은 역사를 이루어내었다. 대중상의 죽음은 백성의 안녕을 지키기 위한 의로운 분노로 승화해 발해 건국의 초석이 되었던 것이다.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변영로 시인의 시구가 떠오른다. 참담했던 일제시기에 적장을 껴안고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 역사적인 사건을 상기해보자. 그녀의 의로운 행위로 인해서 우리는 분노했었고, 끈임 없는 항일 투쟁으로 광복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20세기에서도 의로운 분노는 자주 등장했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딛고 지금의 민주사회를 이끌어 냈던 4.19와 5월 광주항쟁 그리고 통일주체 국민회의로 대통령을 뽑던 작위적 선거에서 그 병리상태를 단절한 6월 항쟁 등을 살펴보면 죽음이라는 최후의 선택으로 항변했던 열사들의 의로운 분노가 있었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세계 12위라는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기적은 슬프고 참담한 역사 속에서 보여준 선조들의 의로운 분노가 있었다는 점이다. 때문에 우리는 한시라도 그 의로움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대선정국에서 터지고 있는 진실게임, 비자금과 로비 게다가 천해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태안반도의 기름유출사고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부끄러운 일들이 작금의 우리사회에서 병리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대권 후보들은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겠다고 저마다 응변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대권 후보들이 내세우고 있는 공약을 꼼꼼히 따져볼 때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의로운 분노는 올바른 대통령을 뽑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앞으로 5년은 과거 어느 시기보다 중요하다. 그것은 무한 경쟁이라는 자유무역협정이 계속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혼란스런 정국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비젼을 제시할 수 있는 희망찬 대통령이 나오길 우리는 기대한다.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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