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면)한나라당­김 지사 앙금
(3면)한나라당­김 지사 앙금
  • 박기홍
  • 승인 2007.12.0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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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한나라당 일류국가비전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전 전북도의회를 찾았다. 당 차원의 전북공약을 발표하기 위한 방문이었다. 행사장엔 한나라당 인사들과 취재진 등 100여 명이 북쩍였고, 한명규 정무부지사가 “한나라당이 도와주어서 새만금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었다”며 김 위원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의 얼굴엔 찬바람이 씽씽 불었다. 김 위원장은 한 부지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김완주 지사는 그때 쓸데없는 소리를 해가지고…”라는 한 마디를 내뱉었다. 김 위원장이 말한 ‘그때’는 지난 9월1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강재섭 대표, 김형오 위원장 등이 새만금 현장을 찾았고, 김 지사는 당시 “한나라당이 특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해놓고 법사위에서 반대해 통과가 못 됐다”며 “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도민들의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새만금 특별법이 연안 특별법 등 다른 지역 법과 묶어 추진하려는 한나라당에 대한 지역의 불만을 알려주고 새만금 특별법 우선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하기 위해 ‘저항’ 등의 용어를 썼다는 후문이다. 이에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곧바로 “지사께서 말 실수를 너무 많이 한다. 내가 조금 화가 났다”고 받아쳤다. 분위기가 급속히 냉랭해졌다. 이명박 후보도 마무리 발언을 통해 “김 지사께서도 정치논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조준했다. 이 후보는 “새만금은 정치논리보다 경제논리로 가야 한다”며 “김 지사도 시·도지사의 한 사람으로서 경제논리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오 위원장이 말한 ‘쓸데없는 소리’란 9월의 신경전이 벌어진 “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도민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는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 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고, 이렇게 통과됐는데, 당시 왜 그렇게 말했느냐는 일종의 불만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명규 정무부지사는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뒷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행사장 주변에선 김 지사와 한나라당간 앙금이 아직도 남아있음을 보여준 풍경이 아니냐고 해석했다. 일각에선 한나라당이 아직도 전북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김형오 위원장이 이날 한 부지사에게 “어이, 이리와. 여기 앉아” 등 반말을 섞어 쓴 것에 대해서도 행사장 주변의 시각이 곱지 않았다.

박기홍기자 k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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