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A 개정, 전부보다 최선을
SOFA 개정, 전부보다 최선을
  • 승인 2000.08.0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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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이 급류를 타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제적 환경과 국내적 상황이 이의 개정을 더 이상 유보하지 못하도록 강하게 얽어매고 있음에서다. 그러나 실제로 협정개정 협상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타결해 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러한 현실적 환경과 압력에 직접적으로 비례해서 해결되지 않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미군이 한국에서 주둔군으로서 누릴 수 있는 특수한 지위에서 문화적 환경이 다른 세계각국에 주둔하는 모든 미군들이 똑같은 조건을 갖고 근무하게 되지는 않는다는 미국의 기본인식에 변화가 와야 한다. 세계전략 개념이든 주둔국과의 상호이익 개념이든 미국이 일본과 구미국가와 맺은 수준의 형평기준을 한국에도 적용하겠다는 의지의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노력도 일차적으로 이러한 미국, 다시말해 '미정부와 미의회와 미합중국 국민 모두를 포함하는 미국'의 시각교정에 촛점이 맞춰져야 한다. 곧 미국 행정부와의 협상 추진뿐 아니라 의회설득 등 다방면으로의 교감과 이해증진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협정개정 범위의 책정도 대단히 어려운 과제다. 시간이 갈수록 그 규정범위와 협상조건이 확대될 소지가 많고 과거에 겪은 불균형점에다 차제에 예측 가능한 미래의 문제까지 포함하도록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군부대에서 발생한 독극물 무단방출같은 사건이 적발되지 않았다면 환경문제는 협상대상에서 자칫 큰 중요성을 지니지 않은 채 넘어갔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협상의 우선순위도 재판관할권 같은 인신범죄행위 처리뿐 아니라 문화와 경제, 보건에 관한 전반적 과제들에 똑같이 주어져야 한다는 포괄성과 다양성을 띄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러한 과제를 일괄하여 마무리짓기에는 절차와 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되는 것 또한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얼마나 시간을 갖고 인내하면서 충실한 협상력을 발휘해 내는가가 관건이라 할 수있다.
눈앞에 타결이 다가와 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도 또다른 변수가 생기는 게 국제관계의 특성이다. 하물며 모든 요구사항을 단기간에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결론을 서두르는 건 오히려 협상의 걸림돌이 될 수 있음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의 개정을 서두르도록 팽배하고 있는 국내의 압력 때문에 또 하나의 졸속 작품이 탄생되지 않도록 협상팀이 여론의 직접적 영향권으로부터 격리될 필요성도 고려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모두를 얻는다는 일방적 관점보다 상호주의의 호혜원칙하에서 최선의 결실을 낸다는 흔들림없는 기본원칙을 견지하도록 하는 것이 최양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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