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춘추]부지런해야할 지방정부
[전북춘추]부지런해야할 지방정부
  • 김도종 원광대 교수,철학
  • 승인 2000.08.18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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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가 끝났을 때 공허함을 느끼는 체험을 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이후에 남과 북 100명씩의 이산가족이 서로 상봉을 했다.
경의선을 복구하여 철의 비단길을 만든다던가 연내에 개성까지의 육로 관광길도 열린다던가하는 통일관련 소식에 전국이 들떠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의사들의 폐업 사태나 현대문제로 부터 비롯한 경제의 위기감등이 국민들의 불안을 가져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통일과 관련된 기분좋은 상태와 의약분업, 경제위기감등의 불안한 상태가 뒤섞여 기묘한 감정에 빠져 있는 것이 국민들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통일에 관한 역사적 흐름으로 자리잡아 갈 것이고, 사회적 불안감도 결국은 좋은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가리라고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한 가운데 눈을 돌려 우리 지역의 현실을 보자. 무엇인가 진지한 고민이 없이 우리의 지역현실을 지나쳐 버리고만 있다는 느낌에 우리 도민들은 불안하다.
전국적인 문제가 안정적인 흐름으로 전환되었을 때 우리 지역에 남겨져 있는 어수선한 현안문제들 때문에 또 다른 형태의 따돌림을 받고 있다는 정신적 공황에 빠질 수 있는 것이 전북도민들의 현실이다.
새만금 사업의 가닥도 빨리 잡혀져서 이제는 논쟁이나 토론보다 가시적인 미래를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도민들의 일반적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감 선거과정에서의 잡음이라던가 지방의회 몇몇 의원들의 비리문제로 인한 의회기능의 침체도 도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의 하나이다.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은 당내 정치행사에 몰입해서 지역에 대한 관심을 주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지역의 야당은 어떠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지 도민들은 알고 있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지역의 정치권도 지역의 현실문제에 대해서 손을 놓고 있지 않느냐 하는 의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끊임없이 지역의 정체성과 풍요로운 생활조건에 대해서 관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지역의 각 부문이 좀더 지역문제의 핵심에 접근하는 진지한 자세를 가져 줄 것을 요구한다. 지방의회가 무엇인가 활력있는 모습을 도민들에게 보여주고 도내 교육계도 이제는 안정적적인 교육정책을 개발하여 추진해 줄 것을 기대한다.
국회의원들도 지역문제에 대해 지속으로 발언해주고 도내 상공인들도 지역경제 발전의 미래상을 활기차게 제시해 줄 것을 기대한다.
무엇보다도 이런 때 일수록 지방정부가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 줄 것을 기대한다. 전라북도 지방정부나 각 시, 군정부들이 일상화된 모습에서 벗어나서 수장들의 취임초 처럼 열성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신문들이 단체장들의 동정을 계속 보도하고 있지만 필자가 보기에 그것들은 대부분 일상적인 의전적 행사에 참석한다는 것들로 채워져 있다.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들을 혁신하고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는 부지런한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도민들의 심정일 것이다.
지방정부는 전라북도를 동아시아의 경제(유통)중심지로 만들어 가겠다는 발표를 한바 있는데 그러한 과제의 추진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도민들은 모르고 있다. 이 문제도 도민들이 기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정책과 사업을 부지런히 개발하고 그 추진과정을 공개하므로써 도민들로 하여금 희망을 갖게해야한다. 새전북인 운동도 그렇다.
그 운동으로 인하여 지역에 새바람이 불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어떠한 운동이 어떠한 결과로 이어지는지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전주시가 추진하는 자전거도시 만들기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자전거 도로는 만들고 있지만 원하는 만큼의 교통체계혁명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월드컵 축구대회를 계기로 지역의 위상을 어떻게 높힐 것인지도 모른다. 군산에 수출자유지역을 건설한다는 것도 그렇다.
중앙정부의 처분만 바라고 있는 것이지, 지역 상공인들과 함께 하부구조를 미리부터 만들기 위해 무슨 노력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 익산의 경주마 육성농장은 언제까지 잡음만 내고 있을 것인지 도민들은 걱정하고 있다.
요컨데 도민들은 소득 수준의 향상과 직접관련된 많은 현안들을 전라북도지방정부나 시, 군정부들이 보다 부지런하고 강하게 추진해주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이 더위가 지나고 전국적인 문제가 보다 차분해질 때, 전라북도 도민들이 다시 지역현실에 관심이 돌아왔을 때, 쓸쓸하고 찬바람나는 가을이 아니기를 바란다. 좀더 부지런하고 활기찬 지방정부가 되어주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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