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순 이미지 컨트롤 - 내가 있는 나
이강순 이미지 컨트롤 - 내가 있는 나
  • 승인 2001.02.05 0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정을 바른다
인생살이가 너무 힘들어 만사가 귀찮아질 때, 그냥 이 자리에서 이
대로 죽어버렸으면 하고 바래질 때, 이렇다할 특별한 이유도 없이
기분이 우울해질 때,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 이것저것 마구 음식을
먹는가. 그렇지 않으면 하루종일 잠을 자는가? 그렇지 않으면?
이 주머니 저 주머니를 뒤지고 서랍을 다 열어보아도 동전 한닢 나
오지 않을 정도로 어려웠던 시절, 나는 표정에다 마을을 모았다.
내 표정대로의 삶이 연출되리라는 생각이 그 때의 네 삶의 철학이었
다. 돈은 얼마든지 올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으나 그 때 찌푸려지
고 부디어진 주름살은 후회만 가져오리라는 생각이 컸던 것이다.
그래 웃었다. 우울하고 서글프고 비참한 기운이 올라올 때, 먼저
얼굴에 환한 웃음을 만들었다. 자꾸 쳐져가는 어깨를 의식적으로 올
리고 온 천하가 내 가슴 안에 들어오도록 가슴과 어깨를 쫙 폈다.
다리에 힘을 넣고 고개를 빳빳이 하고 아주 씩씩하게 걸었다.
그러면 충만한 우주의 기운이 내 가슴을 뚫고 들어와 살아갈 수 있
는 생명력을 가져다 주었다. 사실 나의 몸과 마음과 우주는 즐기차
고 기운차게 하나의 기운으로 주고받음을 행하고 있다.
나와 우주는 분리되어 있고 독립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의 몸
은 우주신(宇宙身)의 일부이며 우리의 마음은 우주심(宇宙心)의 한
단면이라고 디팍쵸프라는 이야기한다. 곧 나는 우주와 한 몸인 것이
다. 내가 웃으면 우주도 웃는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우주
도 원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 세월을 살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몸과 마음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라는 생각이다. 심신(心
身)은 따로 따로가 아니라 상관관계에 있다는 것이다. 마음에 지니
고 있는 신념이 마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몸에까지 커다른 힘으
로 작용하리라 생각한다.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픈 것처럼 또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아픈 것처럼 내 몸의 새포들은 내 마음을 세세히 엿
듣고 있다.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하는 만큼만 늙는다'는 속담, 내
몸 속의 낱낱이 세포는 내 마음의 영양상태에 달러있다고 신념이,
마음과 몸에 주름을 만들지 않았다.
그리고 마음과 몸에 애정을 발랐다. 많은 사람들은 아무런 느낌 없
이 손가락으로 화장품을 찍어 얼굴에 바르지만 나는 손가락 끝마디
에 온 마음을 모았다. 인체의 기운이 손끝마디에 있는 것이다. 사랑
한다는 표현과 함께 그 기운을 발라 준다. 단순히 화장품을 바르는
것이 아니라 애정을 바른 것이었다.
사람들은 내 피부가 좋다고 하면서 팩을 하느냐 묻지만 나는 이렇
게 마음과 몸에 애을 발랐다. 그러면 내 몸과 마음은 환하게 피워
오른다. 우주가 내 속에 있는 기운을 느낀다. 내가 우주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주가 내 속에 있는 것이다. 이 덕분에 결코 이쁘지
않은 내 얼굴은 어디에서 밉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 그리고 그러
한 어려운 세월을 살아온 것처럼 늙어 보이지도 않는다. 그 세월이
결코 짧은 세월은 아니었다. 이렇게 나는 마음과 몸에 우주의 정을
발랐다. 그리고 지금도 바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