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창이공항 시찰기
싱가포르 창이공항 시찰기
  • 이 협<국회의원 >
  • 승인 2001.03.18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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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과 창이(Changi)공항을 비교해 보기 위해 국회 건설
교통상임위원회 활동으로 지난 1일부터 5일간 싱가폴을 방문했다.

「맑고(Clean) 푸른(Green) 싱가폴」-이는 앞으로 실현할 목표
가 아니라 이미 실현된 현실이었다. 자연의 숲을 그대로 살렸을
뿐만 아니라 숲과 잘 조화된 건물 하나 하나의 개성을 살려 도시
의 아름다움을 더했다. 이미 다 알려져 있지만 담배를 잘못 피웠다
가는 2백달러의 벌금을 물어야 하고 껌은 아예 구경을 할 수 없
는 등 사회와 시민들의 질서까지 확립돼 있어 맑고 푸른 싱가폴의
이미지가 그대로 느껴졌다.

우리가 둘러본 항만, 관공서, 공사장 모두가 질서 속에 활기를
띠고 있었다. 시찰 목적지였던 창이 공항도 물론 예외가 아니어
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1981년에 개항한 창이공항은 규모나 시설면에서는 후발자의 잇점
을 가진 인천공항에 뒤진다는 생각까지 들었으나 운영면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며 허브공항으로 자리잡았다.

창이공항이 허브공항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데는 항공사 및 여
객유치를 위한 효과적인 마케팅전략이 주효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친절에 바탕을 둔 최상의 서비스 제공, 항
공사 애로사항의 신속한 해결, 취항이 빈번한 항공사에 대한 착륙
료 할인혜택 등이 어우러진 결과이다. 말하자면 성공적인 고객유치
에 더해 철저한 고객서비스와 사후관리가 빛을 발한 셈이다.

600미터나 떨어진 두 개의 터미널을 1분만에 연결해 주는 스카이
트레인(sky-train)은 환승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신공항고속도로
가 유일한 접근수단인 채 개항을 맞이하는 인천공항에 비해 창이
공항은 20여분 정도면 시내와 연결되는 2개의 고속도로를 갖추고 있
다.

2010년께는 국제항공시장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차지하는 비
중이 무려 4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 만큼 부실 시비
에 시달리면서 9년여의 세월동안 8조원 가까운 공사비를 투자한 인
천공항이 동북아시아의 허브공항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또 한번 아
까운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는 셈이다.

우리 인천국제공항도 외관, 규모, 시설면에서는 어느 다른 공항
에 뒤지지 않는다. 공항터미널은 미려한 외관을 갖추고 있고, 내부
는 탁 트여 시원한 느낌이다.

그러나 접근수단의 부족, 수하물처리시스템(BHS) 등 걸림돌이 한
두 개가 아닌 것이 개항을 목전에 둔 인천공항이 처한 현실이다.
개항일까지는 특히 수하물처리시스템의 정상적인 작동을 확보하
고, 각종 자동화 설비 및 종합정보통신시스템을 안정화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다. 또한 허브 공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는 성공적 개항은 물론 향후 공항철도 등 접근로의 확충, 배후시
설의 건설, 재무구조의 개선, 2단계 확장사업착수 등 그야 말로
할 일이 산더미처럼 기다리고 있다.

개항이 10여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드러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성
공적인 개항이 되도록 모든 관계기관이나 종사자들이 최선을 다해
야 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은 희망의 21세기로 비상하기 위한 우리의 날개이
다.

합심 노력해 기필코 성공작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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