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 수필 문고집
김학 수필 문고집
  • 이영진기자
  • 승인 2001.03.20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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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이 하얀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내고 있던 지난 여름 (우산,
그 사랑의 밀실) 가을이 국화송이에 담겨 노랗게 웃음을 깨물고 있
다 (가을 앓이) 맹이 부부가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사랑의 손길을
낚는다 (눈뜬 장님) 쉬어가는 새들에게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거목
처럼 (나를 감동시킨 사람들) 등. 수필가 김학씨의 작품에서 발췌
한 수식구들이다.

김학씨는 문장의 서정성을 돋우고 표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
다. 효율적인 수사력을 서두나 중요한 부분에 구사함으로써 설명이
나 담론위주의 수필이 아닌 문학 수필로서의 매력을 갖게 한다.

그는 80년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당선을 등단, 3년만인 83년에 수
필집 철부지의 사랑연습 을 발간해 문단에 화제를 뿌렸었다. 이
후 춘향골 이야기 호호부인 오수땅 오수 사람들 을 내놓았다.

그가 이번에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들중 역작 30편을 선정해 가을
앓이 (교음사)로 묶어냈다.

교음사가 현역 작가들중 100명을 선정해 30편씩 문고본으로 발간
한 한국현대작가 수필대표작선집중 하나다.

우산, 그사랑의 밀실 파리 이 아니 좋은가 남기고간 인정
등 그의 대표작들이 수록돼 있다.

그의 수필의 주제는 모정과 고향에 대한 회억과 서정의 표현을 비
롯 일상생활의 창변에서 얻는 작은 인간애와 삶의 철학이자 미학이
다.

그는 흔히 일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남들은 걷어 차버리는 돌맹이
나 던져버리는 막대기를 소재로 갈고 닦아 주옥같은 보석으로 의미
화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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