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과 물욕
스님과 물욕
  • 승인 2001.05.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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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은 미국사람들 보자 세곱이나 돈을 더 잘쓰는 민족이다라는 인식이 외국인들에게 깊히 새겨져 있다. 때문에 한국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려고 한다. 파리나 뉴욕의 고급품 가게에서 가장 환대받는 고객이 한국사람이고 또한 숫적으로도 외국인 고객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서울 이태원의 싸구려 시장을 쇼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은 미국인 보다 두세갑절 못살면서도 외국에 가면 값비싼 쇼핑을 그것도 양적으로 많이 하는 이유는 무얼까?

▼한국인은 자신이 처해있는 분수대로 살지못하고 남들의 눈을 의식한 격(格)에 매여 살기때문이다. 얼마전 부산 범어사 중진 스님이 문화재 보수비로 지급된 23억여원의 국고금을 횡령하는데 연루되어 구속되었다. 무욕과 무소유의 길을 걷고 있는 스님들도 인간이기에 속인(俗人)들과 다름없이 돈이 필요할 것이다.

▼흔히들 혼자사는 스님이나 신부들이 돈쓸 일이 무엇있겠느냐고 하겠지만 부인도 없고 가녀도 없이 사는 그들이 돈쓰는 재미라도 있어야 할게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돈 쓰는 재미를 누리는 스님도 그나름일 것이다. 즉 부유한 스님이라면 몰라도 많은 스님들이 속인들과는 달리 선승들이다. 요즘 일부 스님들이지만 고급 승용차도 타고 다니고 골프 등 스포츠레저를 즐기고 있기도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처럼 부자 스님들은 속인들처럼 돈을 잘 쓰고 있다. 역시 돈 잘쓰는 의식은 일반인이나 선방생활하는 스님이나 같은 것 같다. 이미 5백여년전 서산대사는 `박쥐중'이니 `가사입은 도둑' `벙어리 염소중'이라는 별칭을 재물을 탐내거나 주점에 드나드는 승려한테 붙여주었다. 돈잘쓰는 한국인 속성은 부처님의 가르침도 어쩔 수 없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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