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 대한 배려 아쉬워
청소년에 대한 배려 아쉬워
  • 이민영[전주대학과장]
  • 승인 2001.09.28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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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청소년진로탐색캠프를 보고 -
 ( 시인·문학박사.前 전국대학홍보협의회 수석부회장 이민영)
 
 우리는 흔히 청소년을 나라의 보배니, 미래의 기둥이니 온갖 미사
어구로 표현한다. 모두 맞는 표현이며 말이다.

 그러나 지난주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열렸던 이번 제1회 전북 청소
년진로캠프 행사를 보면서 느낀 점은 그 말에 걸맞는 관심이나 배려
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다른 지역의 이런 행사에 가보지 못한
탓으로 속단 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전북지역의 청소년에 대한 배
려가 이 정도인가 싶어 아쉬움이 있다.

 전북도가 청소년의 능력을 개발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다
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점에 대하여는 높이 평가한다. 다만, 많은
청소년들이 진로문제를 가지고 고민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자살까
지 하는 마당에 이 문제를 심각하게 여겨 대책을 마련해 주는 행사
를 왜 이제야 했는가 하는 점이다.

 거꾸로 말하면 지금까지 전북에 있는 어른들이나 기관의 책임자들
이 이 문제를 관심 있게 보아 왔겠지만 행동에 옮기지 못한 것이 아
닌가 싶다. 모두들 제 자식은 귀하게 여기면서도 남의 자식에 대한
배려에는 소홀한 단면을 보여준 현실이다.

 또 하나는 청소년하면 우선 중·고교 학생들이 대부분인데 일선
학교에서 너무 무관심한 행사였었던 같다. 물론, 입시라는 눈앞에
놓인 현실 문제가 더 큰 일이긴 하나 적어도 저학년 학생들은 이 곳
을 방문하거나 방문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좋은 프로
그램을 마련해 놓고도 학생들이 없어 우두커니 서 있는 진행요원들
을 보면서 더욱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이번 행사를 위해 많은 홍보를 하였다는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었
음에도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안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한 예는
일부 학생과 학부모가 "잠은 어디서 자느냐? 비용은 얼마냐? "고
묻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캠프'라는 단어에서 숙식을 하면서 치르는 행사인줄 착각할 수
도 있겠지만 일단은 정보전달의 미흡에서 오는 현상이 아닐까 한
다. 어쨌든 청소년행사 자체에 무관심한 사람에게 무슨말인들 귀담
아 들을까마는 소귀에 경 읽기일지라도 지속적으로 전북청소년진로
캠프를 알려야 했다.

 이번 행사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기 위해 적성 검
사, 흥미검사를 비롯한 다양한 검사를 받고, 진지한 자세로 미래의
직업 세계를 들여다보는 장면을 볼 때마다 남의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청소년 시절 자신의 진로 문제로 고민했던 소중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행사장에 나온 청소년들이 꼭 내 자식이고 동생이라는
생각을 할 적에 더욱 깊은 애정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10년 후 혹은 20년 후 이들이 성공해서 말하기를 2001년
전북도에서 마련한 청소년진로캠프는 정말 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
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노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러 가지로 열악한 여건에서 행사를 주관한 관계자의 노고에 시
민의 한 사람으로 치하하며, 이런 행사를 기획한 도 관계자에 사의
(謝意)를 표한다.

 다만 이왕 하려는 행사이거든 행사를 위한 행사가 되지 않도록 많
은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점과 일선 중·고교에서도 더욱 적극적인
성원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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