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과소비 망령 부활조짐
도내 과소비 망령 부활조짐
  • 장정철기자
  • 승인 2002.02.24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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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국적 고질병인 과소비 망령이 부활하고 있다.

 IMF 한파가 몰아치던 3∼4년전 ‘금모으기 운동’을 전개하며 허

리띠를 졸라매던 범국민적인 절약정신은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과소

비가 재연되고 있다.

 아중·화산지구 등 전주시내 주요 유흥가는 초저녁부터 손님들이

밀려들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으며, 시내 나이트클럽도 향락문

화에 도취된 젊은이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주말인 23일 오후 9시.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전주 아중지구 일

대 유흥가에는 아직 이른시간이지만 취객들이 비틀거리고 있었다.

보도방 차량으로 보이는 쑥색 스타렉스 승합차에서 20대 초반 아가

씨들이 술집·노래방 등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아중지구 A가요주점 관계자는 “요즘 윤락 단속이 심하지만 거의

형식적이다. 어제도 경찰이 찾아와 종업원 현황을 알려달라고 했지

만 대충 둘러댔다”며 “2차를 나가기전에 아가씨와 미리 입을 맞

춰 서로 신상을 파악해둬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또 도내 주요 백화점이나 마트, 대형 상가 등에는 저가상품 보다

고가상품이 더 잘팔리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상품권 매출도

꾸준하다.

 실제로 전주 모 백화점의 경우 700∼800만원대 밍크코트가 이번

겨울에 20여벌 이상 팔렸으며, 상품권도 하루평균 3천만원 어치가

판매되고 있다. H 마트의 경우 670만원 짜리 65인치, 250만원 짜리

43인치 프로젝션 TV가 한달 평균 10여대 안팎이 팔리고 있으며 120

만원대 대형냉장고 등 다른 가전제품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표적 고급스포츠중 하나인 골프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골

프연습장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도내에는 2월 현재 전주 18곳을 비롯 56곳의 골프연습장이 성업중

이다. 특히 실내연습장은 지난 한해 10곳에서 18곳으로 배 가까이

증가했고, 해외로 나가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올 1월 여권발급은 지

난해보다 66%가 늘어난 7천111건으로 나타나는 등 갈수록 증가추세

를 보이고 있다.

 반면 재활용품센터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겨 대조를 보이고 있다.

 J 재활용센터의 경우 1년전까지만 해도 학생층을 중심으로 가구

와 가전제품이 하루평균 180만원 가량 판매됐으나 최근에는 30%가

급감, 120만원선에 그치고 있다.

 또다른 Z 중고센터는 IMF 기간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한달 평균

500만원 안팎의 고소득을 자랑(?)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순이익

이 200만원선으로 곤두박질쳤다.  

      

 재활용품센터 관계자는 “갈수록 시민들의 발길이 뜸해진다”며

“경기가 풀리면서 시민들이 신상품만 찾아 갈수록 영업이 어려워지

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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