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박사와 함께 하는 수학이야기
김인수 박사와 함께 하는 수학이야기
  • 김인수(전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 승인 2003.09.15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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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적 아름다움을 창조하기 위한 노력

 수학문제의 아름다움은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해답을 찾는 방법에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문제에 대한 해답

이 존재하지 않는 수학 문제들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해답

이 없는 문제들은 우리를 가끔 실망시키거나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

기 위해 이용되었던 사고의 과정은 종종 가장 환상적이고 흥미 있

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발견을 유발하는 계기가 된다.

 고대에서부터 제기되었던 유명한 3가지 문제는 각의 3등분 문제

와 주어진 정육면체의 부피를 두 배로 그리는 문제, 그리고 주어진

원의 면적과 같은 정사각형을 그리는 문제 등이다. 이들 문제들은

수학자들에게 수학적 사고를 자극하였고, 특히 자와 컴퍼스만을 사

용하여 세 가지 작도문제를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증명된 19세기

까지 무려 2000년 이상을 연구해 왔었다.

 자는 방정식이 일차인 선분을 그릴 때 사용될 수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한편 컴퍼스는 방정식이 2차인 원과 호를 작도할 수 있

다. 이들 방정식에 일차결합을 사용하여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면

그들은 기껏해야 2차 방정식을 만든다. 그러나 대수적 방법에 의해

3가지 작도문제들을 푸는데 유도되는 방정식들은 1차 또는 2차 방정

식도 아닌 3차 방정식이거나 초한수를 포함한다. 그러므로 자와 컴

퍼스만으로 이러한 형태의 방정식이나 수들을 유도하는데는 부적합

하다.

135도나 90도 같은 특정한 각들을 단지 자와 컴퍼스만 사용하여

쉽게 3등분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어진 임의의 각에 대해서는 자와

컴퍼스만을 사용하여 3등분하기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이 문제

를 풀기 위해 사용되는 방정식은 a3-3a-2b = 0 형태의 3차 방정식이

라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육면체를 그의 부피가 두 배가 되도록 복제하는 시도에

서, 우리는 변의 길이를 두 배로 증가시키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실

제로 주어진 정육면체의 부피를 8배로 증가시키고 만다. 정육면체

를 복제하기 위해서는 부피가 두 배이거나 2a3 인 정육면체가 필요

하다. 여기서 다시 정육면체의 경우에도 단지 자와 컴퍼스만으로 작

도할 수 없다는 결론을 맺을 수 있다.

 원의 정사각형화의 문제 역시 반지름이 r인 원의 면적은 파이와

반지름의 제곱의 곱이다. 따라서 우리는 면적이 동일한 정사각형을

만들어야 한다. 즉 한 변의 길이가 반지름과 파이의 제곱근의 곱과

같은 것이어야 하지만 파이가 초월수이기 때문에 이 수는 유리수의

연산과 실근으로 유한하게 표현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원은 단지

자와 컴퍼스만을 사용하여 정사각형화 할 수 없다.

 그러나 실제로 위 문제의 초등기하작도가 불가능하다는 증명은

1882년에 독일의 수학자 린데만(Lindemann F. 1852-1938)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니 고대 소피스트들이 제기한 이후 거의 2000년 이상이

지나서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비록 우리는 여기서 고대의 3가지 문제들은 자와 컴퍼스만으로 그

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기발한 방법과 장비들이 만들어졌다. 이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이들 문제들이 수세기 이상을 수학적 사고가 분출되도록 자극하였

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니코메데스의 나사선, 아르키메데스의 나선

형, 하이피아스의 2차 방정식, 원추곡선, 2차 곡선과 몇몇 초월곡선

들이고 이것들은 고대의 3가지 문제들로부터 분출된 아이디어들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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