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서로 사랑하는 이웃이 되었으면…
<시론>서로 사랑하는 이웃이 되었으면…
  • 안승목 전주풍남로타리클럽 총무
  • 승인 2003.11.23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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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온이 급강하하고 있다.

 아무리 불가에 다가갈지라도, 두꺼운 외투에 몸을 파묻어도 마음

깊은 곳에서 새어 나오는 찬바람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그

런 동장군(冬將軍)이 문밖에 성큼 다가와 큰 기침을 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챙기게 마련이다.

 남에게 눈길과 손길을 건네기 어려운 시기이기도 하다.

 설상가상으로 경기불황의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고 있어 예전에

정을 나누던 사람들마저 손을 거둬들이고 몸을 웅크리고 있다. 상황

이 이렇다 보니까 그늘진 곳에서 칼바람을 온몸으로 받으며 하루를

고단하고 힘겹게 지내는 어려운 이웃들이 우리 주위에는 생각보다

많다.

 누구 하나 의지할 곳 없어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독거노인을 비롯

하여 여러 가지 이유로 부모님을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 보내

거나, 부모들의 사정으로 고아(孤兒) 된 채 성인이 되기도 전에 가

장(家長)이 되어 학업(學業)과 생활(生活)이란 두 개의 커다란 보따

리를 짊어진 채 고사리 손을 비벼대며 추운 겨울을 지내는 소년소녀

가장들.

 그들에게는 따뜻한 말 한 마디, 마음을 담은 미소가 ‘봄햇살’이

자 ‘용기’이다.

 힘겹고 어려울수록 남에게 힘이 되어주는 봉사하는 전북이 되었으

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렇다고 필자가 사회복지가는 아니다. 나 역시 경기불황에 직접

적으로 영향을 받는 자영업을 운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런 사회

여건 속에서는 두꺼운 껍질 속으로 파고들어가 좋은 세상이 되면 얼

굴을 내밀고 나오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하지만 나를 보고 자라는 아이들의 맑은 눈동자를 볼라치면 웅크

리고 있을 수 없게 된다. 내 아이들에게 남을 생각하고 도와주는 아

빠가 지극히 자연스런 사회인이라는 것을 일찌감치 가르쳐 주고 싶

기 때문이다.

 필자는 ‘로타리안’이다. 전주풍남로타리클럽 총무로 일하면서

매주 주회를 통해 봉사하는 마음가짐을 곧추세우고, 독거노인 및 소

년소녀가장과의 결연사업, 복지시설 방문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

치고 있다.

 필자의 이같은 노력은 알게 모르게 남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분들에 비하면 일천하기 그지없다. 오히려 미안할 따름이다. 하지

만 전북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기에 용기를 내 지면을 통해

봉사하는 전북인이 되자고 힘주어 강조하고 싶다.

 “좋은 일은 남이 모르게 하라”, “오른손이 한 일은 왼손도 모

르게 하라” 등 봉사와 관련한 말들은 많다. 하지만 이같은 말은

옛 것으로 돌리고 싶다.

 이제는 비록 작은 도움일지라도 주위에 알려 ‘이렇게도 봉사할

수 있구나’를 알려 그동안 마음만 가졌지 봉사에 직접 참여하지 못

하는 많은 분들에게 용기와 동기를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동장군(冬將軍)의 긴 수염에 굵은 고드름이 맺힐 겨울이 다

가온다.

 살을 에는 한파(寒波)는 가진 자보다 없는 자들에게 더 빨리 오

고, 더욱 심하다. 그들에게 우리의 온기(溫氣)와 사랑과 물질을 나

눠 모두가 따뜻하고 편안한 겨울을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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