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649>퇴갱이 처럼 허면 안 되능가
가루지기 <649>퇴갱이 처럼 허면 안 되능가
  • <최정주 글>
  • 승인 2003.12.18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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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강쇠의 전성시대 <29>

아니면 사내의 계집이 옹녀년보다 더한 천하의 색녀라서 찧어도 찧어도 방아찧기에 만족을 못하는 계집이라고 믿었다. 안 그러면 사내의 듬직한 물건으로 얻어 맞고도 아랫녁이 허기진다고 앙탈을 부리지는 않을 것이었다. 제 서방이 잘 하면 남의 서방이 잘하는 것을 가지고 투정을 부리지는 않을 것이었다.

“방애넌 잘 찧소?”

강쇠 놈이 흐 웃으며 물었다.

“방애? 먼 방애?”

“아, 살방애 말씸이요.”

“쌀방애? 아, 그것이사 안 굴머죽을 만큼언 찧제. 내가 비록 운봉 이부자네 논얼 소작언 부쳐묵고 있제만, 산비탈 돌너들겅일 망정 밭도 서너뙈기 되고, 아직꺼정 처자식얼 굶긴 일언 없구만. 배불리는 못 묵어도 굶고넌 안 산당깨.”

사내가 엉뚱한 소리를 했다.

“아, 그 쌀방애 말고 아랫녁 살방애 말이요.”

“살방애? 아, 이불 속 송사 말인가? 그것이사 잘 찧어주제. 내 몽둥이가 얼매나 빳빳헌가넌 자네도 봤응깨, 알 것이고. 내가 얼매나 콩닥콩닥 잘 찧어주는디.”

사내가 얼굴에 자랑끼를 드러냈다. 그런데 강쇠 놈은 어쩐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사내가 그 듬직한 물건으로 방아를 잘 찧어준다면 계집이 앙탈을 부릴리가 없는 것이었다. 혹시 사내는 토끼가 멋하듯이 콩닥콩닥 찧다가 저 혼자 방사하고 끝내는 것은 아닐까.

“한번 방애 찧는디. 얼매나 걸리요?”

강쇠 놈의 물음에 사내가 뜨악한 낯빛으로 돌아보았다.

“먼 말이여?”

“아짐씨허고 살방애럴 찧는디, 얼매나 걸리냐고라.”

“그건 왜 묻는가? 연장이 존깨긍가, 몇 번 콕콕 찧어주면 그냥 싸뿌리는디, 오래 찔 것이 멋있는가? 계집도 밑에서 오직이나 힘이 들것능가? 마누래 힘 덜들라고 빨리빨리 끝내뿐지는디.”

사내의 말에 강쇠 놈이 흐흐흐 웃었다. 사내가 이놈이 미쳤는가? 하는 눈빛으로 돌아보았다.

“인자본깨 아자씨넌 퇴?이럴 닮았는갑소이.”

“난데없이 퇴?이넌 왜?”

“아자씨넌 퇴?이가 교접허능 것도 안 보셨소? 고놈덜이 안 그럽디여. 숫놈이 암놈 위에 올라타 가지고 엉뎅이럴 몇 번 깝죽거리고넌 안 끝냅디여. 긍개, 아짐씨가 바가지럴 긁지라.”

“허면 사람언 퇴갱이 처럼 허면 안 되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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