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닭고기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 김경섭 기자
  • 승인 2004.02.1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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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오리고기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

 최근 조류독감 여파로 급감했던 닭고기 소비가 공공기관·단체의 소비 캠페인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북도와 전북애향운동본부 등 도내 각 기관·단체가 조류독감 공포로 무너지고 있는 축산업을 살리려는 운동이 확산되면서 최근 몇일 사이에 닭고기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양계농가들이 활력을 찾고 있다.

 ▲닭·오리고기 소비촉진 캠페인:전북도와 전북애향운동본부, 농협, 각 시·군, 의사회, 군 부대 등 도내 각급 기관과 단체들은 지난해 조류독감 발생 이후 소비급감으로 막대한 양계농가와 관련 업체들을 돕기 위해 대대적으로 닭·오리고기 안전성 등 대대적인 소비촉진을 펼치고 있다.

 실제 전북도는 지난해 말부터 소비둔화와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계농가를 돕기 위해 정기적으로 닭고기 소비촉진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도는 이와 함께 매주 금요일을 ‘닭·오리고기 먹는 날’로 정하고 도민들에게 닭과 오리고기는 “섭씨 75도 이상에서 익혀 먹으면 안전하다”며 소비촉진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강현욱 지사 등 도청 간부들은 이를 위해 지난 13일 도청 1·2청사 구내식당에서 조류독감에 대한 불안심리 해소 및 소비촉진을 위한 ‘닭고기 시식회’를 가졌다.

 강 지사는 “도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엄격한 축산물 검사기관의 검사를 거쳐 안전하다”며 “소비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계농가를 돕기위해 닭·오리고기 소비촉진에 적극 나설 것”을 도민들에게 당부했다.

 전북애향운동본부도 이날 전주 컨벤션홀에서 대의원 총회를 연후 임병찬 회장 등 대의원 130여명은 점심으로 ‘닭고기 시식회’를 개최하는 등 닭고기 소비촉진을 범 도민운동으로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임병찬 회장은 “닭고기를 익혀 먹으면 조류독감에 걸린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소비가 급감, 양계농가들이 도산위기에 처해 있다”며 “애향운동본부는 도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만큼 앞으로 어려움에 처한 양계농가를 도울 수 있도록 대대적인 소비촉진 캠페인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전북농협도 지난 5일부터 매주 목요일을 닭고기 먹는 날로 정해 5천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구내식당과 가정에서 닭·오리고기 먹기 소비촉진 운동을 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6일 전주 코아백화점 앞에서 도청공무원, 축산농가, 외식업체, 상인 등과 함께 닭고기 안전 및 소비촉진을 호소하는 홍보전단 배포와 닭고기 튀김요리 즉석 시식회 등을 가졌다.

 또 전북의사협회와 향토사단인 제 35사단, 도내 각 시·군 등도 마찬가지로 조류독감으로 ‘위기에 처한 축산농가’를 돕기위해 닭고기 소비촉진을 전개하는 등 최근 닭고기 소비촉진을 위한 캠페인이 도내 각 시·군에서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닭고기 판매량 회복세:도내 각 기관·단체의 ‘닭·오리고기 소비촉진 캠페인’에 힘입어 최근 3∼5일 사이에 닭고기 출하량이 지난달에 무려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닭고기 소비량이 조류독감 파동이전에 근접하고 있다.

 국내 최대 닭고기 가공업체인 경우 닭고기 주문량이 조류독감 발생 이전 수준의 80% 수준까지 회복 되는 등 최근 닭고기 소비량 증가로 양계농가와 관련 업계 등이 늘어나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하루 평균 최대 40만 마리의 닭을 가공할 수 있는 하림은 지난달 8만 마리까지 떨어졌던 생닭 하루 주문량이 11일 23만 마리, 12일 30만 마리, 14일 32만 마리로 늘어났다.

 또 프라이드 치킨과 닭고기 소시지 등 닭고기 가공제품 생산량도 마찬가지로 지난 14일 5천 상자를 출하했으나 16일에는 두 배에 가까운 9천900 상자로 증가했다.

 닭고기 가공제품은 조류독감 발생 전에서 하루 평균 1만2천∼1만3천 상자를 출하했다.

 특히 도민들의 닭·오리고기 도축량도 불과 10일 사이에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닭·오리고기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군산 동우 등 도내 3개 닭 도축장의 도축 두수는 16일 기준으로 20만 마리로 지난 6일 7만6천 마리에 비해 무려 3배 가깝게 늘었다.

 또 오리 도축 물량도 지난 6일 467 마리에서 10일 606마리, 13일 1천657마리, 16일 2천797마리 등으로 10일만에 6배 이상 증가했다.

 이같은 원인은 닭·오리고기 소비촉진 운동이 확산되면서 생닭과 치킨 등 관련 제품의 판매량이 조류독감 이전의 70% 수준까지 회복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주 A닭고기 판매점의 조류독감 발생 이후 이달 초까지 판매량이 60% 이상 줄어 극심한 경영난을 겪었으나 최근 닭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오리 관련 음식점을 하는 최모씨(53)는 “조류독감 발생한 후 손님이 종전에 비해 90% 이상 줄어 전업도 고려했으나 2∼3일 전부터 가게를 찾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조류독감에 따른 피해 규모:지난해 12월10일 충북 음성의 닭 농장에서 조류독감이 처음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않았지만 전국적으로 18개 농장으로 확산됐다.

 이에 따라 닭 오리 411만7000마리(323 농가)가 살 처분되고 이로 인한 피해액은 1천518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도내지역에서는 5천500여 농가가 모두 3천여만리의 닭을 사육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조류독감이 발생하지 않아 살(殺) 처분에 따른 피해보다 소비둔화와 가격하락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고기를 파는 업체들의 피해액은 이보다 훨씬 크다.

 대한양계협회 등은 조류독감 이후 이달 초까지 닭고기 산업은 외식업체 4천728억원,사료업체 1천234억원 등 총 8천147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추산했다.

 수출 역시 닭고기의 경우 조류독감이 발생한 지난해 12월 152톤으로 11월(187톤)보다 20% 줄었다. 관련 단체들은 6개월 이상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약 3조원대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차용복 도 농림수산국장은 “범도민적인 소비 캠페인에 힘입어 닭·오리고기 소비가 점차 회복되고 있는 상태”라며 “양계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닭·오리고기 소비촉진 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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