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물 거품만 잔뜩
부동산 매물 거품만 잔뜩
  • 박기홍 기자
  • 승인 2004.03.0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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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 실제가격보다 최고 두배
 수익을 기준으로 한 가격에 비해 팔려고 내놓은 매매가가 최고 2배 이상 격차를 보이는 등 도내 부동산 매물의 상당수에 거품이 잔뜩 끼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보증금과 월세, 매매가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는 상가와 토지 등 부동산 매물을 대상으로 수익가격과 매매가격을 비교 분석한 결과 1일 밝혀졌다.

 전주시내 A상가의 경우 보증금 5천만원에 월수익 150만원을 제시하면서 매매가는 2억6천만원을 희망하고 있다. 월수익을 전세금(일반인들 사이에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100만원당 2만원)으로 돌리고, 여기에 보증금을 더한 상가 가격은 1억2천500만원에 불과하지만 매물로 나와있는 금액은 이보다 2배 이상 되는 셈이다.

 또 매매가에서 보증금을 제외(2억1천만원)한 상가의 수익을 연리 5%로 계산한다 해도 실제 수익은 105만원에 불과, 현재 제시된 수익이 과다포장됐거나 매매가에 맥주거품만 잔뜩 끼었다는 분석이다.

 보증금 7천만원에 월 480만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B대지(垈地)의 매매가(8억원) 역시 통상적인 부동산 수익을 감안할 때 3억1천만원에 불과했고, 보증금 1억1천만원에 월 205만원이 제시된 C건물의 매매가(4억5천만원)도 실제 수익을 기준할 때 2억2천만원이면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식으로 상가와 토지, 원룸 등 부동산 매물 10개를 조사한 결과 보증금과 월수익을 기준으로 한 매물가격은 23억4천700만원에 불과했지만 실제 나와있는 매물가격은 1.8배에 달하는 42억9천만원에 육박, 심각한 거품현상을 반영했다.

 매물 10개 중 단 1개(보증금 6천만원에 융자금 8천만원, 월수익 350만원)만 수익가격과 매매가격(3억2천만원)이 거의 똑같아 거품 없는 매물로 평가됐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행정수도 이전, 전주권 그린벨트 해제, 부동산 경기회복의 막연한 기대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가격 거품이 일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급매물이라도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 건의 거래로 목돈을 만지겠다는 부동산 신화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은 엄격한 수익률 잣대와 주변 시세를 감안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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