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여성사회교육기관
갈길 먼 여성사회교육기관
  • 강영희 기자
  • 승인 2004.03.0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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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회관과 농협 주부대학, 사회복지관 등 도내에 소재한 여성사회교육기관은 총 70개. 전국 1천 385개 가운데 전북도의 비율은 5%로 총 1천 310개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북의 여성사회교육기관은 도세에 비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교육프로그램 분포는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결국 이 같은 상황에서 여성들은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의 폭에서 멀어져 가고 있었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마저도 수요자들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북여성발전연구원 한승주 연구원이 지난 해 10월부터 1개월간 전라북도 14개 시군중에서 여성회관을 운영중인 10개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20세 이상의 일반 여성 4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여성 수강자 상당수가 취업을 목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나 38.3% 여성이 실제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여성회관의 교육프로그램을 취업으로 연계시키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모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각 시군 사회교육기관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여성의 불만족도는 점점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수강 여성들은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후 취업이나 창업 계획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56.3%가 없다고 응답했으며 경기불황(35%)과 교육수준 열악(22.3%), 교육기관의 취업정보 미제공(14.6%)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결국 여성 수강자들은 재취업 혹은 창업의 저해 요인으로 사회적인 것보다 사회교육기관의 직무유기를 주된 원인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해 한승주 연구원은 “지금까지 취업과 관련된 조사의 결과를 보면 우선 여성회관 대부분이 취미교양교육 위주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고 교육생도 취미교양교육을 실시해 줄 것을 바래 이 분야의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다”면서 “경제성장과 더불어 여성이 단순한 취미교양교육으로 인한 여가 선용 뿐 아니라 직업기술교육을 통한 경제활동에 참여 필요성도 매우 큰 만큼 여성회관이 이 분야의 프로그램 교육 운영과 교육생의 향후 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고 제언했다.

 또한 여성 수강생들은 현 상황에서 교육기관의 프로그램 개선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적했다. 교육프로그램에 변화가 요구된다고 응답한 여성이 235명으로 78.6%를 차지했으며 지속적이고 체계화된 프로그램(42.6%)을 적극 요구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내용의 프로그램 개발이 31.0%로 뒤를 이었으며 수강생에 대한 관심과 배려 및 수료생 사후관리가 10.7%, 프로그램에 관한 적극적이고 다양한 홍보가 8.3%를 각각 차지했으며 타 사회교육기관과 차별화된 프로그램 개발(4.1%), 기타(3.3%)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은 또한 스포츠·건강관련 프로그램(22.0%)이 절실하다고 응답, 현대 사회에서 웰빙이 주목받고 있음을 반영했다. 아울러 수강생들은 실용·여가프로그램(13.4%), 가정소득 증대 프로그램(10.2)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한승주 연구원은 운영형태 및 운영시 문제점에 대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한 연구원은 “전북도립 여성회관이 헤드 쿼터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이른바 각 시군 여성회관과 네트워크 형성이 시급하다”면서 “전라북도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여성회관의 운영현황과 프로그램을 항상 점검하고 프로그램 운영과 관련된 재정적 지원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직업 상담의 전문성 제고, 타 직업 안정기관과 연계 강화, 여성 사회교육 참여 유도 방식의 다양화, 여성사회교육 담당자의 전문화를 위한 지속적인 교육 및 전문가의 영입, 재정의 자립성 확보 등이 요구된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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