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황남 농업기술 협력 합의
전북·황남 농업기술 협력 합의
  • 박기홍 기자
  • 승인 2004.03.09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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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도와 도내 14개 시·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인도적 차원의 남북 농업협력사업은 형식보다 실질에 무게를 뒀다는 의미가 크다. 농도 전북과, 북한에서 유일하게 2모작이 가능하고 재령평야에 속해 있는 지역이 힘을 합쳐 나갈 경우 전북의 선진농법 적용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형규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한 남한쪽 실무대표단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북한을 방문하여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 최성익 상무위원과 농업기술 협력사업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전북측은 이와 관련, 황해남도 신천군에 농기계 수리공장 1동 건설에 필요한 자재와 수리공장 운영에 투입될 선반 등 각종 공구를 7월까지 지원하고, 경운기와 콤바인·고성능 농약분무기 등 20여종의 농기계와 수리부품을 빠른 시일 안에 전달키로 했다.

 도는 오는 15일 1차로 군산에서 전북산 농기계를 선적하고, 구체적인 건설자재와 설비·공구·농기계 품목에 대해서는 별도로 협의하기로 했다. 또 이에 필요한 사업비는 도와 시·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분담한다.

 북한의 민화협측은 이에 대해 황남 신천군 농기계 수리공장을 7월까지 건설하고, 필요한 시기마다 남측 관계자와 기술진 현지방문·기술협의를 보장하며, 농기계 수리공장 명칭과 준공식 날짜를 차후에 협의키로 했다.

 이번 협력사업은 북한의 식량난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영농기계화를 통한 북한농업 생산성 향상을 도모키로 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도는 2모작에 필요한 농기계 지원에 중점을 두고 전국 최초로 보리파종기, 배토기, 탈곡기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신천군의 농장 10ha에 남한농업, 즉 전북의 선진농법을 시범적용하여 벼농사를 짓기 위해 이앙기 육묘상자 등도 더불어 지원키로 했다.

 주체농법에 대해 긍지가 있는 북한이 남한농법으로 시범적용키로 한 것은 그 자체에 적잖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며, 이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농업기술 교류 확대 여부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형규 부지사는 “농기계와 농업기술 지원은 북측의 인력난을 해결함과 동시에 기계화작업을 통해 수확물의 손실을 줄여 단위면적당 곡물생산량을 증대시켜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지사는 “북한의 만성적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긴급구호식 지원보다 생산체계를 복구하고 영농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자체를 포함한 각 분야에서 한민족 공동체 형성에 노력하고 있는 시점에서 전북과 황남의 농업기술 협력이 이벤트성 교류보다 지역특성에 맞는 실질적 교류의 모범답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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