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자리]베짜는 하나님 (下)
[삶의 자리]베짜는 하나님 (下)
  • 승인 2004.03.1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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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번 카트만두로 오기 전에 한국에서 내 성경을 넣을 수 있는 적은 가방 하나를 구하려고 이곳 저곳을 찾았지만 마땅한 것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몇년 전만 해도 성경을 넣을 수 있는 가죽 가방을 기독교 서점에서 볼 수 있었지만 그것이 이제는 돈이 별로 남지 않는지 그런 가방이 없어져 버린 것입니다. 만약에 이곳 네팔에서 울로 된 바이블 카바를 한국에 공급한다면 한국의 크리스챤도 좋아할 것이고 네팔 선교를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난은 바이블 카바의 견본을 3월 초까지 보내주겠다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견본을 보고 마음에 맞으면 주문을 하라는 것입니다.

 다른 선교지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이곳 네팔 크리스챤도 의존성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선교사들을 통해서, 선교사들에게 잘 보여서 돈을 좀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10년이상 선교한 선교사님 한 분은 네팔 사람 만나기가 두렵다고 합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손을 벌리고 달라고 하니 부담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의존적이고 거지근성으로 물든 이곳 네팔에서 그래도 독립하고 자립하려는 생각으로 위빙 미니스트리를 하려는 크리스챤들이 있다는 것이 내게는 아주 인상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이들을 돕고 싶은 생각이 솟아나는 것입니다. 마침 나는 오늘 아침 예배에 멧세지를 전하게 되었습니다. 본문도 요한복음 3장을 읽을 차례입니다.

  사람들은 예수에게 기적적인 표징(miraculous sign)을 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거듭남(born again)을 말합니다. 누구든지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도 없고 들어갈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자아와 욕심이 죽어져 거듭나게 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기적이 아니겠습니까? 나는 아난과 같이 합작하여 멧세지를 연출하기로 합의를 합니다. 내가 서론을 전하고 아난을 소개하면 아난은 자기가 예수를 영접하기 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가를 얘기하고 그 후 예수를 믿은 후의 변화된 삶을 간증하며 지금 하고 있는 위빙 미니스트리를 설명하기로 한 것입니다. 내가 혼자 설명하는 것보다 얼마나 실감이나고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겠습니까? 뭐, 그렇게 내 마음에 쏙드는 연출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곳 네팔 크리스챤들에게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 것으로 만족합니다. 더구나 손을 벌리고 외국인들만 바라보는 풍조로 가득찬 이곳에서 자립적인 위빙 미니스트리를 하려고 한다는 것에 도전을 받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나는 아난의 간증 후에 마무리를 합니다.

 세례 요한은 이렇게 예수에 대해 간증했습니다.

  “그는 흥해야 하고 나는 쇠해야 하리라” 이것이 세례 요한의 위대한 점입니다. 오늘 자기만 잘 되고 높아지려는 이 세상 속에서 오직 예수를 높이고 오직 예수만을 증거하는 그의 겸손함과 철저한 사명감은 오늘 우리들이 진정으로 간직해야 할 자세인 것입니다.

 나는 패스터 조에게 아난을 소개시키며 대화를 나누고 앞으로 위빙 미니스트리를 위해 기도하겠고 때가 되면 한번 그곳을 방문하고 싶다고 얘기를 합니다. 아난은 당장 위빙 트레이닝 센타를 위한 홀이 필요하고 실짓는 기계와 재봉틀이 필요하다고 기도를 부탁합니다.

  그들이 지금 기도하며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돈은 7만5천루삐. 미화로 1000불이면 되는 것이니 우리나라 돈으로 120만원만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언제 그들에게 이런 기도의 제목이 응답되어 그들의 얼굴이 활짝 피어나게 되고 새로운 희망으로 넘쳐나게 될 것인지….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그곳에서 가난한 산지 여성들, 그리고 고아와 과부들과 함께 구원의 베를 짜고 계실 것입니다.

윤종수<히말라야미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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