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엔 봄나물이 특효
춘곤증엔 봄나물이 특효
  • 승인 2004.03.3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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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시작된다는 입춘이 한 달이나 지난 후 100년 만에 최대라는 어마어마한 봄눈으로 한바탕 소란을 떨고, 영상 20도까지 올라가다가 갑자기 영하로 뚝 떨어지는 이상기온이 한동안 우리를 괴롭혔다.

 아무리 꽃샘 추위가 무섭고 요즘 날씨 예측하기 힘들다고 하지만 올해는 유독 심한 것 같다.

 올해는 봄이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래도 자연의 이치는 거스를 수 없는 것, 이내 봄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봄이 왔다는 것은 기온변화의 수치를 따지기 이전에 몸의 변화에서 먼저 느낄 수 있다. 봄이 되면 우리 신체에는 이상현상이 생긴다.

 바로 춘곤증이다.

  춘곤증이란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면서 상승하는 기온에 우리 신체가 미처 적응하지 못하여 일어나는, 일종의 피로 같은 것이다. 몸은 나른하고 온 종일 졸음이 쏟아지다 보니 자꾸 누울 곳만 찾게되고, 식욕이 떨어져서 영양섭취 부족까지 초래한다. 또한 몸의 활력이 저하되고, 생활의 의욕을 잃어 무기력한 상태가 된다. 심한 경우에는 소화불량, 현기증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춘곤증의 증상은 보통 1∼3주가 지나면 없어지므로 대부분 사람들이 가볍게 넘겨버리는 경향이 있다.

 물론 춘곤증이 질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방심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칫 춘곤증이 길어지면 전체적으로 몸의 기능이 저하되고 다른 장애가 유발될 수 있으므로 빨리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고 잠을 충분히 자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적절한 음식섭취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영양학에서 춘곤증을 비타민 결핍의 초기 증세로 보는 경향이 있다.

 겨울에는 아무래도 비타민의 주 공급원인 채소가 부족하여 비타민의 섭취가 부족하게 되고 이로 인해 몸이 다소 쇠한 상태에서 큰 폭의 온도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춘곤증에는 비타민이 많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비타민 B1과 비타민C가 풍부한 식품이 좋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선 밥으로 백미보다는 현미를 먹거나 그렇지 않으면 보리, 콩, 팥을 넣은 잡곡밥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찬으로 신선한 채소가 좋은데 특히 봄철 채소인 냉이, 달래, 쑥, 두릅, 미나리, 씀바귀 등이 좋다. 이러한 봄나물들은 비타민을 공급하는 측면도 있지만 봄나물의 쌉쌀한 맛은 입맛을 돋우는 효과가 있는가하면 간의 활동을 도와 피로를 이기게 해 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봄나물이 춘곤증에 좋은 이유는 바로 봄나물이 봄기운을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민간요법에서 춘곤증은 기운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기(氣)를 보충하는 식품을 먹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 식품이 바로 기를 흠뻑 담은 봄나물인 것이다.

 우리가 사는 자연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나누어져 있고 우리 신체는 사계절의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때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는 우리 신체를 도와 주고

 자 자연은 우리에게 계절의 기운을 담은 식품을 제공해 준다. 이것이 자연의 조화인가 보다.

 올해는 들에 나가 봄나물을 직접 캐어 보는 것이 어떨까 ? 혹시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봄 나물에서 뭔가를 기대한다면 이는 실로 아둔한 생각이다. 맛과 향이 자연적으로 자란 나물에 비해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자란게 어찌 계절의 기운을 가지고 있겠는가?

 인간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섭생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장수의 비결이라고 한다. 바로 자연에서 얻어진 제철음식이 보약인 것이다.

 주종재 <군산대 식품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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