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35>방아깨비가 방아를 찧듯이
평설 금병매 <35>방아깨비가 방아를 찧듯이
  • <최정주 글>
  • 승인 2004.04.11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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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금련의 봄 <35>

“예, 그것이야 많이 봤지요.”

“나한테 그렇게 해봐요.”

“아, 아씨.”

오병정이 반금련의 손을 밀어내며 울상을 지었다.

“어서요. 내 옷을 벗긴 다음, 오병정도 옷을 벗고 내 위로 올라와요. 이걸 내 살구멍에 넣고 방아깨비가 방아를 찧듯이 콩닥콩닥 찧어봐요. 어, 어서요, 날 미치게 만들거예요? 남편이 올지도 몰라요. 어서요.”

반금련이 재촉하며 사내의 허리에서 허리띠를 풀어내고 바지를 밑으로 내렸다. 부풀대로 부푼 사내의 물건이 벌떡 고개를 치켜들었다. 오병정이 에라 모르겠다, 하는 표정으로 반금련의 몸에서 옷을 벗겨냈다.

“올라와요. 두려워할 것은 없어요. 다 큰 남자와 여자는 이러며 사는 거예요, 부끄러워할 것도 없어요.”

반금련의 살살 달래자 사내가 마지못한 듯 몸 위로 올라왔다. 반금련이 금방 살집을 가득히 채우며 밀고 들어 올 사내의 살몽둥이를 머리에 그리며 눈을 감았다. 그런데 그때였다. 오병정이 아, 아씨, 하고 비명을 내지르더니, 두 다리를 쭉 뻗으며 온 몸을 푸들푸들 떨었다.

사내가 문전에 들지도 못하고 방사를 해버린 것을 안 반금련이 이런 병신새끼, 하고 욕지기를 내뱉으며 벌떡 일어났다. 그 통에 사내의 몸이 침상 밑으로 떨어졌다.

“미, 미안해요, 아씨. 방아도 안 찧었는데 저절로 싸버렸네요.”

오병정이 울상으로 올려다 볼 때였다. 반금련의 귀에 누군가 나무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빨리, 옷을 입어요. 서둘러요.”

반금련이 제 년도 허겁지겁 옷을 걸치며 소리를 질렀다.

“예, 아씨.”

오병정이 얼굴을 붉히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누구지? 누가 이 시간에 오지? 무대는 아직 올 시간이 아닌데. 도련님도 퇴근을 하려면 멀었고.”

반금련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침실을 나와 문 쪽으로 다가갔다.

“누구세요?”

“나야, 여보. 떡 한 판을 또 다 팔았어.”

무대가 자랑스레 대꾸했다.

‘으이구, 저런 병신이.“

반금련이 저절로 일그러지는 얼굴로 문을 열자 무대가 활짝 웃으며 엽전 몇 푼을 내밀었다.

“오늘은 재수가 좋은 날이야. 떡이 순식간에 다 팔리지 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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