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기업도시
호남의 기업도시
  • 승인 2004.04.1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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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기간 중 갑자기 호남 쪽에 무엇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을 많이 만들고 있다. 기업도시도 그 중의 하나다. 기업도시의 국내 선례는 이미 숱하게 많다.

 울산이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그리고 SK화학으로 맨먼저 그것도 ‘대’기업도시가 되었다면 포항은 포항종합제철로 제철도시가 되었고, 구미는 전자산업으로, 창원은 기계공업을 비롯한 중공업으로, 안산은 도금이나 금형등 중소형 제조업으로, 수원은 삼성전자로, 파주는 LG필립스로, 대구의 일부는 섬유로...등등 기업도시가 탄생하였다.

 호남에서 구태어 에를 들라면 포항의 몇분의1에 불과한 광양의 새끼제철도시쯤이 있고, 목포의 삼호공단에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시절 한라중공업등 중화학 기업도시 시도가 있었으나 영남세력이 주를 이루는 제조업 장악 여파인지 괜히 기분만 내다가 실패를 맛보았다.

 전북에도 시도가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니다. 익산의 섬유도시화다. 그러나 80년대에 싹튼 그러한 노력과 움직임은 대구에 섬유 집적화를 목표한 정부의 완강한 추진으로 힘도 한번 써보지 못한 채 망가져 버렸다. 보석가공도시는 그 규모나 투자 예상이 너무 연약하고 취약해 기업도시라고 할 정도는 못 되나 그나마도 빛이 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느닷없이 또 호남 레저벨트가 나온다. 아마 호남고속철이 개통되었으니 서해안 남서부를 염두에 둔 호사가들의 말인 듯도 싶다. 하지만 반푼이 고속철, 고속철로도 없이 임시 전철로 고속철 흉내를 내는 호남고속철에 역세권개발이니 호남레저벨트니 하면 너무도 공허하여 차라리 조소받기 알맞다.

 이것도 선거기에 막 나오고 있는 말이라면 너무 머쓱하지 않은가. 그런 허공에 뜬, 내실이 없는 말들이랑 며칠 남지 않은 선거철일 망정 더 안 나오는 게 지역 건강상 낫다. 내실이 비어 있으면 허언이라도 없어야 호남에 진지함이 붙을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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