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시인은 시집 서문에서 인고하는 자세로 시세계를 펼쳐나가겠다고 자신을 추스린다. “산야의 꽃은 저절로 피지만 사바의 꽃은 사람이 피워야만 핀다. 그것은 저를 붙드는 자만을 면접하고 해찰하는 자는 면전에서도 외면한다. 꽃 중의 꽃 돋 시라는 꽃이 어찌 더욱 그러지 아니하겠는가?”
시집은 총 5부로 구성, 시인은 안보이는 곳과 속풀이 노래, 가시나무꽃, 언어유희, 재창곡 등으로 나눠 시집을 엮어냈다.
아기자기한 시어를 읽는 재미도 무척 흥미롭다. 시인은 전라도 사투리와 자신이 곧잘 쓰는 시어를 시 속에 자주 등장하게 함으로써 시에 즐거움을 더했다.
그는 또한 해석이 난해한 시어는 별도로 설명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시인의 넓은 품성만큼 많은 후배평론가들이 평설을 맡았다. 이운룡, 채수영, 최승범, 박진환, 박이도 선생이 각자의 시각에 ?줘 하희주 선생의 시세계를 설명해 놓고 있다.
故 하희주 선생은 모악문학상을 제정, 지역 문단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온 시인으로 지난 달 3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눌당(訥堂) 하희주 선생은 26년 전주 우아동 출신으로 전주북중을 졸업하고 전주북중과 전주고, 김제여고, 서울 중앙고에서 교편을 잡았다.
고인은 ‘임께 한 말씀’, ‘바람의 노래’ 등 시 3편으로 현대문학에서 서정주 시인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데뷔, 가새짬 시조라는 구성미학 형식을 창안해 시조 창작에 일가견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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