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지역경제를 살리자> ②
<이젠, 지역경제를 살리자> ②
  • 한성천 기자
  • 승인 2004.04.22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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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도 눈높이를 맞춰라
 전북지역 산업계는 기현상이 오래전부터 유지되고 있다. 대표적 기현상이 구직난과 구인난이 함께 심하다는 점이다.

 “요즘 일손을 구하기가 정말 어려워요. 사람들이 비록 놀망정 힘든 일은 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 자리를 외국인 근로자를 통해 어렵게 채워가고 있지만 그나마 쉽지 않아요. 우리 사회가 너무 편한 것만 추구합니다. 이런 상태로 지속되다가는 회사를 중국이나 후진국으로 옮겨야 하거나 전업하는 특단을 내려야 할 상황입니다. 이런 고민은 우리 회사만이 아닙니다.”

 전주 공업단지에서 염색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 대표의 하소연이다.

 익명을 요구하는 이 중소기업은 연중 구인공고를 하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일부 업종과 기업은 구인난으로 기업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실업자는 날로 늘고 있다.

 ‘구인난 속 구직난’ 두 현상은 이론적으로 반비례관계에 있다. 하지만 전북지역 실물경제에 있어선 정비례관계를 보이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고학력층이 많아진 데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들이 크게 위축, 그만큼 일자리가 줄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취업가이드 사이트인 잡코리아, g2job, 잡이스, 베스트잡스 등에선 매일 수많은 구직자들이 취업과 관련해 다양한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이 사이트들에서 취업자들에게 강조하는 공통주문이 있다. 바로 ‘일자리를 구하는 눈높이를 맞춰라’가 그것이다.

 전북경제계도 적용 되는 주문이다.

 지난 3월 전북지역 고용동향에 의하면 3월말 현재 전북지역 경제활동이 가능한 15세 이상 인구는 144만6천명이다. 이 가운데 학생·군인 등 비경제활동인구 60만9천명을 제외하면 산업경제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83만7천명이라는 계산이다.

 반면 전북지역 실업률은 2.7%로 나타났다. 2만3천명이 취업하지 못한 것이다.

 이들의 최종학력을 보면 고·대졸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일명 ‘체면증후군’에 감염된 환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대학원을 졸업해 석사학위까지 받았지만 실업자로 부모의 도움을 받고 있는 고모(34)씨는 스스로 대기업과 수도권 소재 기업, 사무직 등을 고집하는 ‘체면증후군’에 감염된 환자라고 자평했다.

 송기태 전주상의 회장은 “사회입문에 있어 희망대로 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사회는 상아탑에서 배운 것만큼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며 “비록 기업의 규모가 적더라도 자신의 적성과 미래를 설계할 때 미래가치가 높은 곳이라면 체면보다는 현실의 경제상황에 눈높이를 맞춰 기업을 키우는 것이 오히려 청년정신에 적합한 취업전략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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