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다임러 결별 지연
현대-다임러 결별 지연
  • 김경섭기자
  • 승인 2004.05.0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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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경영이사회 개최를 연기, 현대차와 다임러간 ‘결별’ 여부에 대한 최종 확정시기가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3일 “다임러측이 내부 사정을 이유로 이사회 개최 연기방침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다임러는 지난 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경영감독위원회에서 현대차 문제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권을 이사회에 일임함에 따라 3일(현지시간) 오전 6시독일 본사에서 이사 10명으로 구성된 경영이사회를 개최, 현대차 문제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었다.

다임러측은 이사회 일정을 10일 정도 뒤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다임러는 현대차 보유 지분 10.44% 전량을 처분하고 상용차 합작도 무효화시키는 등 2000년 6월 26일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제휴를 해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와관련, 미쓰비시 자동차의 조첸 레게위 대변인도 이날 “다임러가 미쓰비시 자동차에 대한 지분은 유지하고 현대차의 지분은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임러 이사회 일정이 미뤄지면서 현대차측의 공식입장 발표시기도 함께 연기되게 됐다.

다임러측이 갑자기 이사회 개최 연기를 통보한 것은 지분매각 등 현대차와의 결별과 관련, 일부에서 이견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높다. 다임러가 미쓰비시에 대한 지원을 철회키로 한 가운데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와의 관계마저 청산할 경우 아시아 전략 등 전체 비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내부에서 제기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미 경영진이 결별쪽으로 방향을 잡은 만큼 결별결정 자체를 무효화 시키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이사회 연기가 결별 방침 자체의 번복을 위한 수순이라기 보다는 슈렘프 회장등이 일부 반대의견을 설득하기 위한 ‘시간벌기’ 성격이 크다는 관측이다.

현대차는 다임러의 최종 결정이 나는대로 공식 입장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이사회 개최가 갑자기 연기되자 다임러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현대차의 국제적 위상이 지난 몇년간 몰라보게 달라진데다 다임러가 총체적 위기에 처해 있는 현상황에서는 다임러와의 공조 파기가 크게 손해될 것이 없는 만큼담담한 분위기다.

특히 다임러가 지분 전량을 내다팔게 되면 현대차는 잠재적인 경영권 위협요소도 해소할 수 있다.

현대차는 최근 공시를 통해 “포괄적인 전략적 제휴 관계를 프로젝트별 제휴로 전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중”이라며 결별 임박을 시사했고 “전략적 제휴 없이도 2010년 글로벌 톱5 진입을 조기달성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반면 미쓰비시 자동차는 조첸 레게위 대변인을 통해 “다임러가 미쓰비시 지분은 유지하고 현대차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며“다임러가 미쓰비시차의 지분 유지를 매우 중요히 여기고 있다”며 다임러 결정 지연에 대한 불안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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