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5월의 가정의 달을 맞고 보내는 마음은 착잡하다. 잘 산다면서 밥을 굶는 결식아동이 전국적으로 30만명이라 하고 경제침체에 의한 경기 후퇴로 복지시설 보호를 받는 아이가 1만3000여 명을 넘고 있다. 그 모두 부모의 사업실패나 실직, 이로 인한 부모의 가출, 미혼모의 양육포기가 주원인이다. 다시 말해 어른들의 잘못으로 버려진 아이들이다.
▼여기에 여전히 부끄러운 또하나의 실제가 있다. 우리 어린 아이들의 해외입양 세계 제 1위다. 지난해 버려진 1만2000여 명의 아이들 중 3851명이 해외입양됐다. 이 부분의 부끄러운 세계 1위를 자그마치 50년째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한 전문가는 한국의 혈통중심주의와 입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그 밑바닥이라고 지적한다.
▼아동학대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전국에 20개 지부를 운영하고 있는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의하면 지난 2001년 4133건의 아동학대 신고건수가 지난해 총 4983건을 기록, 2년만에 무려 20%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상당부분의 원인이 부모들의 이혼율과 재혼율이 높아지면서 계부, 계모에 의한 학대가 늘고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여기에 생활고나 빚 독촉을 못견뎌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과 동반자살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일가족 동반자살은 경기불황이 심각해진 작년 하반기 이후 전국적으로 매월 평균 4∼5건씩 신고되고 있다. 사회와 부모들의 불찰에 죄없는 아이들이 희생되고 있는 꼴이다. 이같은 사실들이 우리들의 5월 가정의 달을 우울케 하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