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교육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
  • 태조로
  • 승인 2004.05.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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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국가와 사회 그리고 한 개인의 미래에 있어서 차지하는 역할이 그 어느 것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이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면서도 자칫 잘못하면 그 즉시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마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교육 이야기만 나오면 사람들이 그렇게 열을 올려가며 불만을 표시하는가? 왜 끊임없이 교육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캠페인까지 벌이는가? 왜 항상 학부모들은 교육당국과 공교육을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가? 나는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오랫동안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을 많이 해 왔는데 몇 가지 생각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먼저 우리 사회를 살펴보자. 개인의 적성과 자질, 능력이 철저히 무시되고 기성세대의 편견과 욕심에 의해 학벌과 성적 중심으로 얼룩진 사회, 최고 학부와 일류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사회의 리더로서 함량 미달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회, 머리를 써서 일해야만 고상한 사람으로 대우받는 사회 등 이런 병폐들이 존재하는 한 아무리 획기적인 교육정책이 나온다 하더라도 잘못된 교육은 바로 잡히지 않을 것이다. 교육이 바로 서고 선진 일류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모든 편견들이 하루 빨리 사라져야만 한다. 교육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너부터가 아닌 나부터 먼저 새롭게 변하는 변신의 노력이 꼭 필요하다.

교육당국도 이제는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이 근시안적이어서는 안 된다. 매년 바뀌는 입시정책, 장관만 바뀌면 기존의 정책이 무시되고 새로운 정책이 나오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이로 인해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 혼란을 겪게 되는가?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다. 국가와 개인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요한 정책이 몇 년 앞도 바라보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밝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교육 정책은 어떠한 외부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교육문제는 교육 그 자체를 통해서 풀어 나가야 한다. 이제는 좌충우돌하지 말고 소신을 가지고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을 세워 주었으면 좋겠다. 학부모들도 교육을 이끌어 가는 한 축이다. 그런데 자신의 자녀들에 대해서는 적성과 자질은 무시한 채, 자신의 자녀만 최고로 만들면 된다라고 생각하는 과욕과 착각 속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성도 맞지 않고 해낼 능력도 부족한 자녀들에게 조기교육과 유학, 선행학습 등 교육문제를 일으키는 핵심이 되는 일들을 학부모 스스로 하고 있으니 교육이 바로 설 수가 있겠는가? 교육당국과 교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편견을 버리고 어떻게 하면 우리 자녀들을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자녀로 교육시키는데 일조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자들도 땅에 떨어진 교권을 회복하고 학부모나 학생들로부터 신뢰받고 존경받는 교사가 되기 위해서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처음 교사로 발령 받았을 때 가졌던 초심을 잃지 말고 교육 본연의 자세를 되찾아야 하며 교사로써의 사명감과 자긍심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공교육이 사교육에 추월 당해 대부분의 학부모나 학생들이 공교육을 믿지 못하고 학원 선생님들을 통해서 정보를 얻고 진로를 상담한다는 말들을 들었을 때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슬프고 비참했던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이제는 더 이상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지 않도록 교사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실추된 교권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다. 교사들은 살신성인 정신으로 공교육을 살리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교사도 교사이기 이전에 학부모이지 않은가?

교육문제는 어느 누구 한 사람만의 노력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더욱이 교육은 정책의 연습이나 실험의 장이 되어서도 안 된다. 그리고 더 이상 이대로 미룰 수도 없다. 이번에 교육당국이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내놓고 공교육을 바로 세워보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을 때 온 국민들이 모든 역량을 모아서 교육문제만큼은 꼭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길만이 무한 경쟁의 글로벌화된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가 살아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박용성<군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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