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구수준 측정 척도 'SCI'
기초연구수준 측정 척도 'SCI'
  • 승인 2004.05.3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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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에 미국에서 설립된 인간 정보 서비스 기관인 과학 정보연구소(Institute for Science Informations)(ISI)에서는 현재 SCI(Science Citation Index)를 비롯한 분야별 인용 색인 구축 및 제공, 원문 제공 서비스, 그리고 학술 인용 보고서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특별히 SCI는 과학정보연구소(ISI)에서 출판하는 색인지로 과학에 관련된 논문제공에 역할을 하고 미국 과학정보연구소가 선정한 권위 있는 과학기술논문집 3천800여종에 수록된 논문색인자료를 지칭하는 용어로서 한 해 동안 각 국 대학 및 연구 기관 등의 과학기술저널 발표 논문을 분석하고 그 나라의 기초연구수준을 측정하는 척도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2002년 SCI를 분석한 결과 한해 동안 국제학술지에 1만 4천916편을 발표, 지난 2001년보다 1단계 상승한 13위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26만8천526편으로 1위였고 일본6만8천979편, 영국6만6천854편, 독일6만1천724편, 프랑스4만3천433편 등이 뒤를 이었으며 중국은 2만8천883편으로 8위에 올랐다.

 그러나 최근 SCI가 국내에서 발행하는 논문집의 운명을 가르고 있다. SCI는 미국의 민간 정보서비스기관인 ISI가 선정한 과학 인용 색인으로, SCI에 등재된 학술지는 어느 정도 국제 수준에 이른 학술지로 평가받는다. 최근 SCI학술지에 얼마나 많은 논문을 싣느냐가 교수의 임용, 승진과 업적평가, 연구비 지원 등에 절대적인 요소로 작용하면서 SCI에 등재되지 않은 국내 유수 학술지들이 고사위기에 몰리고 있다. 대한수학회의 경우 투고 논문 수 부족으로 현재 1년에 6번인 발간 횟수를 4번으로 줄일 것을 심각하게 검토 된 바 있으나 다행히도 작년부터 한 종류의 논문집이 SCI보다 한 등급 아래인 SCIE에 등록이 된 상태이다.

 문제는 변화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각 대학에서는 한층 강화된 교수 재임용과 직급승진에서 요구되는 SCI 발표 논문요구이다. 실제로 2002년 ISI에 등록된 상위 20위 이내의 분야별 논문 수를 보면, 수학이 1천582편인 반면 물리학은 1만1천521편, 화학은 6천66편, 생물학은 4천107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보면 2002년 한국의 유수대학 5개를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수학이 103편인데 반하여 물리학은 677편, 화학은 584편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수학과 교원의 승진에 필요한 SCI 발표 논문 수를 기준으로 볼 때 기초과학의 타 분야와는 상대적으로 공정하지 않게 적용됨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과학재단 소식지에 따르면 수학과 물리, 화학의 논문수 비율이 1 : 8.4 : 6.9 편으로 조사되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양적 평가 못지 않게 학문 분야간 연구분야에 따라 논문 발표의 숫자에 차이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최근 각 대학에서는 각종 평가가 시행되고 있으며 수학의 연구 업적 평가도 다양하게 시행되고 있다. 수학이란 학문의 특성상 일단 증명된 것은 영원히 진리로 받아들여지는 특징으로 수학의 업적에 대한 가치는 발표된 시점에서부터 장기간 인용되고 있으며, 발표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한 결과도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높이 평가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수학의 연구 업적평가는 이런 특성에 대한 이해가 고려되어야 한다. 단순히 기초과학의 타 분야와 수치에 의한 단순비교는 심각한 오류가 발생될 수 있을 것이다. 이공계의 추락으로 한껏 떨어진 사기에 어려운 시기인데 설상가상으로 SCI 논문까지 만들어야할 입장에 있는 교수들은 살맛 나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은 냉엄하여 교수들에게 새로운 국제질서에 발을 맞추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전북대 수학통계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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