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흡연을 탄핵한다
청소년들의 흡연을 탄핵한다
  • 태조로
  • 승인 2004.05.3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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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럼버스가 유럽에 담배를 소개한지 510여년 그리고 우리나라에 담배가 들어온 지 410여년이 지난 금년 5월 31일은 “제 17회 세계 금연의 날”이다. 1987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연기 없는 사회(Smoke free society)”를 결의하고 흡연폐해에 대한 캠페인을 시작으로 하여 금년에는 금연 주제를 “담배와 빈곤”으로 정했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한 해 7억 7천억 개피의 담배 가운데 60%가 개발도상국에서 소비된다고 한다. 이것으로 보아 선진국에서는 담배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오히려 개발도상국에서는 흡연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난해의 우리나라 통계에는 20대 남성들의 흡연률은 66.2%에 이르고 30대는 61.4%, 40대는 55.7%로 20대의 흡연률이 높다. 정부의 금연정책과 금연교육 등으로 30대와 40대의 흡연률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반면 청소년들의 흡연률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현상으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25세 이후에 흡연을 시작한 경우 폐암에 걸릴 확률이 비흡연자에 비해서 2.5배이고 15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하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무려 18.7배로 늘어난다고 하는 전문의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지난 10여 년 간의 암으로 사망한 경우 중 폐암의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도 흡연자가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단적인 증거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흡연이 유행처럽 확산되어 가는 현상으로 남자 고등학생의 흡연률은 1학년이 14.3%, 2학년 38.2%, 3학년 44.8%이고 중학생들의 흡연률도 3.2%에 이르며 여성들의 흡연률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은 추세이다. 청소년들이 흡연을 하게 된 이유로는 흡연자 31.3%가 호기심을 들고 있었다. 가정에서는 아버지가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흡연을 하며 친구들도 흡연을 하기 때문에 나도 한 번 흡연을 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길 뿐만 아니라 나도 함께 흡연을 해야 친구로 대우받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TV에서 탤런트나 사회 저명인사들이 흡연을 하는 장면들이 멋있게 보이거나 흡연을 하면 어른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한다. 이는 호기심이나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한 교우관계 같은 심리적?사회적 요인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또한 담배광고 및 판촉이 미래의 고객 확보라는 차원에서 청소년들과 여성들을 주 고객 대상으로 하여 흡연을 부축이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담배 자판기나 판매점에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담배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흡연요인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그 외에도 청소년들의 흡연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는 데에도 있다. 어른들은 물론 부모님과 선생님들까지도 흡연에 무관심하거나 방관하는 태도를 취하며 흡연이 스트레스를 해소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식후불흡연 우연득병 삼일이내 사망”이라고 하는 우스갯소리를 만들어 흡연의 당연성을 합리화시키거나 또는 흡연자들의 주장이나 변명을 사회가 인정하는 분위기도 일조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금연운동은 흡연자들을 비난하거나 윽박지르는데 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럴듯한 선언이나 경고들은 넘쳤지만 실효성이 약해서 흡연자들은 쉽게 금연을 하지 못했다. 이는 금연을 하지 못하는 흡연자들이나 담배를 권하는 사회가 금연운동을 방관하거나 무시한 일말의 책임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금연은 세계적인 추세일 뿐만 아니라 흡연자들이 설 땅은 어디에도 없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멋이나 어른의 상징으로 흡연을 한다는 생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흡연은 마약과 같아서 신체적·정신적 폐해가 너무 크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흡연에 대한 조기교육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또 청소년들의 흡연을 막기 위해서는 부모와 어른들이 먼저 금연을 하여 스스로 모범을 보야여야겠다. 흡연은 직접흡연 못지 않게 간접흡연도 가족들의 건강을 위협하며 임신 중 흡연한 여성이 출산한 아기는 “유아급사증후군(SIDS)"로 사망할 위험성이 높다는 등 현실적인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 이제 어른들은 청소년들에게 무턱대고 금연을 강요만 할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여가 시설이나 놀이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보급함으로써 스트레스와 불안을 해소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건강한 앞날을 위하여 사회환경 및 제도적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때가 지금이다.

정성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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