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 개관에 바란다
전북도립미술관 개관에 바란다
  • 승인 2004.06.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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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전북 도립 미술관이 준공되었다는 사실이 보도를 통해 발표되었다.

  부지 선정에서부터 준공에 이르기까지 말도 많던 도립 미술관이 모악산 기슭에 부지면적 5360평에 자리 잡고 지하 1층, 지상 2층의 철근 콩크리트 건물로 완공되어 500 여평의 전시장과 대형 수장고 200여석의 강당 및 야외 공연장 등 최신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도민 전체의 문화적 환경 개선을 통해 삶의 질적 수준 향상을 이룰 수 있는 ‘열린 미술관’, ‘참여형 미술관’, ‘복합성 미술관’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최효준 관장이 운영에 대한 포부도 밝히고 있다.

  또한 참신한 기획 전시 개최에 집중적으로 지원을 투입하여 공공 미술관으로써 차별화된 미술관을 만들겠다고 덧붙였으며 10월초에 개관 예정으로 있으며 개관 전시로 전북 근ㆍ현대 미술전을 기획중이라 하니 기대해 본다.

  그러나 도립 미술관은 공공 미술관으로써 전시 위주의 미술관이 아닌 미술박물관 성격의 기능을 가진 이 지역의 모든 미술 자료 수집이나 미술품 수집에 중점을 두어 예도 전북으로써 타 도와 차별화된 미술관이 바람직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부분에 전연 언급이 없어 아쉬움이 있다.

  이는 전국 미술관의 공통된 사항이나 미술관이란 건물만 세우면 끝나는 걸로 알고 준공 이후에는 투자를 하지 않고 소장품은 기증품에 의존하려 하는 문화정책으로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파생된 문제라 사료되나 앞으로 도립 미술관이 경쟁력이 있는 미술관으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타 지역과 차별화된 경영이 필수적이라 사료된다.

  전주는 100년 전만해도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관할하는 전라감영이 있어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다.

  이때만 해도 전북의 미술은 서울 다음으로 많은 작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한 지역으로 해방 전후까지만 해도 국내의 중견 화가들이 전주 전시를 희망하여 높이 평가한 사실은 미술계의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어떠한가?

  7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의 바람은 농업위주의 지역 기반이 무너져 지역 경제의 몰락으로 중요한 미술 자료나 미술 작품이 외부로 유출되어 이 지역 작가들을 재조명 하는 기초 자료조차 없어 몇분의 단편적인 조사로 쓴 몇 편의 글이 이 지역 미술사를 대표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각 단체에서 발간되는 기록물에 오류가 있어도 이를 지적하는 학자도, 지적하는 단체도 없이 발표되고 있어 전북 미술사는 한국 미술사에서 미아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도립 미술관에서는 각종 사료를 통해 시대별로 재정리하는 전북 미술사의 재정립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런 기초 자료의 토대위에서 전북의 근ㆍ현대 미술전을 추진해 도민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서둘지 말고 도민의 뜻을 모아 하나하나 알찬 결실을 기대해 본다.

이용엽<한국 미술 협회 진안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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