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브랜드
전북 브랜드
  • 승인 2004.07.04 1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브랜드에 죽고 브랜드에 산다. 브랜드 심취자들의 애착을 나타내는 말이다. 코트, 바지, 구두, 넥타이는 물론 지갑, 혁띠, 시계, 모자 같은 외관 치장상품은 대부분이 브랜드에 의해 선택이 좌우된다. 브랜드란 마술적 집착이나 현시욕도 돋구고, 실용성과 예술성의 경지에까지 이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브랜드의 위력은 무엇보다 상품의 구매를 좌우하게 하는 신뢰성이라고 할 수 있다. 금액으로 따져본 브랜드 가치 제일인 코카콜라를 비롯해 IBM, 벤츠, 노키아, 도요다, 포드 같은 이름들이 모두 튼튼한 자본적 기반과 기술 우위를 독보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사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대한민국 브랜드도 만만치 않다. 세계시장에서 신뢰를 얻고 있는 삼성전자, LG, 현대자동차, SK가 있지만 탈렌트 배용준 같은 인간 브랜드도 있다. 그가 지난 4월 일본에 가서 일으킨 상품력이 자그만치 1500억원이라고 한다. 그런 걸 다 빼고 배용준 때문에 NHK 한국어 강좌책이 일약 중국어를 넘어 1위로 올라섰다는 것만도 충격이다. 이건 문화적 예술적 상징성을 띄는 대사건이다.

 실로 사람처럼 확실한 브랜드가 있을지 싶지 않다. 전북도 예외가 아니다. 전북엔 사람 브랜드가 제일 풍부한 편이다. 역사상 인물이 아닌 현재의 상황에서 도지사로서 강현욱, 전주시장으로서 김완주도 하기에 따라서는 상당한 경쟁력이 있는 브랜드다. 김원기 국회의장과 정동영 통일부장관도 키우기 따라서는 전북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지 못하란 법이 없다.

 그러나 진짜는 춘향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10년 단위로 춘향전이 영화계를 주름잡고 춘향이가 누구냐에 따라 1등 여배우가 판가름났다. 그후 춘향이 난무시대가 되어 춘향이 없는 곳이 없게 되었지만 막상 전북의 브랜드로 혹은 대한민국 브랜드로 우뚝서게 하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

 브랜드 시대에 ‘춘향이’ 브랜드를 살리지 못한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