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공연·전시장 문화 달라진다
올 여름 공연·전시장 문화 달라진다
  • 강영희기자
  • 승인 2004.07.16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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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렁했던 여름 전시장과 공연장이 각종 기획·대관 공연으로 관객 맞이에 나서고 있다.

 여름철은 문화시설의 비수기로 아예 공연이 없는 게 돈을 절약하는 방법이었던 반면 올해 문화판에는 새로운 풍속도가 자리를 굳히고 있다.

 문화시설 관계자에 따르면 여름방학 특수를 기대한 일부 기획사와 공연장 측에서 대관날짜를 이미 모두 정해놓은 상태여서 공연 및 전시는 엄두도 못 낼 상황이다.

 실제로 16일 오전 찾은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 전시장은 대규모 기획전과 공연으로 중무장, 올 여름방학 관객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일깨우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비추고 있었다.

 올여름 달라진 공연·전시 등 문화계의 신풍속도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주 5일제 시행에 따른 여유 문화 확산

 요즘 전시·공연장이 1년 내내 관람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의 주된 이유는 여유 문화 확산에 있다.

 주 5일제 근무가 시행되면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 문화시설을 찾는 가족단위 관람객이 지속적인 증가추세다.

 실제로 지난 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야외 놀이마당에서 열린 ‘토요 놀이마당’은 대성황을 이뤘다. 순수 관람객만 900여명. 소리전당 공연·전시기획팀 명상종씨는 “지난해부터 마련된 토요 놀이 마당은 지속적인 홍보와 시민들의 관심 덕분에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로운 놀이마당에서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나누며 공연 속에 푹 빠지는 풍경은 더 이상 이채로운 모습이 아니다. 

 ▲문화시설의 마케팅 전략도 한 몫

 여유 문화 확산 뿐만 아니라 문화시설측의 마케팅 전략 또한 시민의 욕구와 맞아 떨어지고 있다. 가족 중심주의와 주 5일 근무제 시행 등을 예견하면서 문화시설측은 일찍부터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해온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은 토요 놀이마당 뿐만 아니라 청소년을 위한 교과서 음악회(8. 18)와 공연장·전시장 체험 프로그램 등을 기획 중이다. 청소년을 위한 교과서 음악회는 현직교사와 교수가 참여하는 상세한 설명이 곁들여지는 음악회로 부제는 ‘내 마음을 위한 풍금’이다.

 각종 공연 속에는 ‘가족’이라는 개념이 진하게 녹아 있다. 지난 3일 막을 내린 금난새와 함께 하는 음악회도 가족과 함께 하는 소중한 자리로 꾸며졌고 10일과 11일에는 어린이 마당극-콩쥐와 팥쥐엄마가 펼쳐졌다.

 매년 여름방학, 기획전을 열어온 소리전당 전시장은 올해 종이나라로 수놓아진다. 이 전시 역시 어린이와 가족을 타깃으로 한 가족 중심의 문화판이다. 이와 함께 17일 모악당 무대에 올려지는 모나코 왕실 소년 합창단 내한공연 역시 초중고생 자녀를 둔 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소리문화의전당 공연기획팀 이원철 팀장은 이 같은 현상은 자연스러운 대세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팀장은 “관람객들이 가족주의가 녹아 있는 가족 중심 프로그램을 원하고 있고 특히 여름방학은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적기”라며 “가족중심의 문화공연·전시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며 문화시설 역시 수용자의 요구를 최대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사설 화랑, 낙후시설은 여전히 고전

 그렇지만 다 똑같은 문화시설이 아니다. 사설 화랑과 전북예술회관 등은 여름방학동안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다.

 전주시내에서 운영중인 사설 화랑 대다수는 여름방학 동안 기획전 및 연립전조차도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한때 전시장으로 최대 명성을 떨쳤던 전북 예술회관은 8월 말까지 보수 공사를 실시한다.

 대관 신청이 여름방학 기간 동안 활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관객이 드문 이 시기가 보수공사를 하기에 최적기이기 때문이다. 항상 썰렁한 풍경으로 문화인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여름 전시장의 풍경이 올해에는 보수 공사가 한창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예술회관은 8월 말 보수 공사를 완료하는대로 2개의 기획전을 계획 중이다. 시민의 마음이 다가오는 가을과 함께 풍성해질 즈음 새로운 모습으로 예전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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