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현대 우리의 거울이다
역사는 현대 우리의 거울이다
  • 강영희기자
  • 승인 2004.07.18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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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거울이다. 현재 우리의 모습은 지나온 역사를 통해 반추할 수 있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 역시 미래를 결정짓는다.

  이러한 점에서 역사는 소중한 문화유산이요, 인간이 경험한 과거 전체를 이야기 한다.

  또는 그러한 인간의 제반행위를 탐구하고 구성하는 역사의 연구 ·서술 또는 역사학을 일컫는다.

  다소 무거운 주제일 수 있는 역사. 그것을 쉽게 풀어쓴 서적 3권이 동시에 출간됐다. 그것이 전해주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발해연안에서 찾은 한국고대 문화의 비밀

 고구려, 부여, 발해의 찬란한 역사가 되살아난다.

 중국과 북한 유적, 유물에 대한 실증적 연구로 한·중 역사논쟁에 마침표를 찍을 역사서가 출간돼 화제다. ‘발해연안에서 찾은 한국 고대 문화의 비밀’(도서출판 김영사·1만 9천 900원)은 만주에 산재한 1만여기의 고구려 무덤, 빗살무늬토기, 적성총과 석관묘, 고인돌과 향당, 갑골문자와 청동거울, 고분벽화, 고구려 왕성 안학궁, 황금 귀고리 등 중국과 북한에 분포한 유적과 유물을 조사·연구한 책이다. 동북아시아의 중심 문화였던 한민족 문화의 원류를 추적하고 있는 셈이다.

 책에서는 만주지방과 한반도, 즉 발해연안의 유적, 유물들을 통해 구석기부터 철기까지 한결같이 문화의 동질성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 민족이 강역이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구석기인의 두개골 화석에서부터 빗살무늬토기, 적성총, 황금장식까지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철기에 걸친 유적, 유물들을 낱낱이 조사해 발해연안에서 발생한 고대문화가 고조선, 부여, 고구려를 거쳐 백제, 신라, 발해, 고려로 면면히 이어져 왔음을 밝혀냈다.

 우리 민족문화는 시베리아나 중국 등 외래문화의 영향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발해연안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해 고구려 시기 동북아시아 문화의 황금기를 구가했다는 것이다. 광개토대왕릉비의 바른 해석, 고구려 안학궁의 규모, 기마 문화, 발해의 성곽 축성법 등을 자세히 설명해놓고 있다. 

 ▲조선의 여성들-부자유한 시대에 너무나 비범했던

  조선시대 여성들은 현모양처와 열녀라는 두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욕망과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조선의 여성들(도서출판 돌베게·1만 1천원)은 그들을 그들 자체로 이야기하고자 기획된 책이다. 역사 기록 속에는 작지만 조선시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균열시킬 만한 보석같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사회가 가한 금기와 폭력 속에서 인간으로서 자신을 찾기 위해 애쓴 그녀들의 모습은 현모양처로 덧칠된 신화를 벗겨내고 우리의 그릇된 고정관념을 깨트린다. 시대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주체적 인간으로서 지각하고 포기하지 않고 열렬히 살았던 여성들, 이 책은 그 범상치 않은 여자들의 아름다운 약전을 오롯이 보여준다.

 자신이 죽어도 다시 장가를 들지 말라고 남편에게 당당히 요구했던 천부적인 화가 신사임당, 술에 취해 방안에 드러누워 사해가 넓음을 시로 읊고 남편에게 거침없이 “나는 며느리의 도리를 다했으니 당신도 사위의 도리를 다하시오”라고 일침을 놓은 송덕봉, 남편의 외도와 시객 식구들과 불화를 겪으면서도 여자가 할 탓이라는 유교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자경편’을 저술함으로써 주체적 이방에서 여성 규범을 재검토한 김호연재, 실패한 열녀의 삶을 살았지만 자기 기록을 남김으로써 열녀라는 관습이 결코 미화될 수 없는 잔혹한 것임을 기록으로 증언한 풍양 조씨 등 당당하고 도도한 영혼의 소유자들의 일대기가 조명됐다.

 ▲한국 현대사 산책-1950년대 편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강준만 교수가 한국 현대사 산책 1950년대편(도서출판 인물과 사상사·총 3권 각권 9천 500원)을 출간했다. 6·25전쟁에서 4·19전야까지를 다루고 있는 책은 6·25전쟁에 대한 이해와 세계적인 반공 지도자를 꿈꾼 이승만, 종착역을 향해 가는 이승만 정부, 미군의 음모 등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책을 저술한 강준만 교수의 최대 무기는 성실함. 그의 자료실에는 학자들의 논문은 물론 일반 대중매체, 역사적 사료가 될 만한 갖가지 자료들이 무려 1만여개의 테마별 파일 속에 정리돼 있다. 현대사 연구 작업은 바로 그의 손떼가 묻은 수많은 파일과의 10여년에 걸친 치열한 씨름 속에서 진행됐다. 초중고 교과 과정은 물론 대학과 사회에서도 여전히 방치되거나 왜곡돼 있는 한국 현대사의 갖가지 비밀과 고급 정보들이 강교수의 눈과 손을 통해 완전히 공개되고 있다.

 6·25전쟁과 관련해 책에서는 왜 북한군이 서울을 점령한 후 3일이나 머무르며 국군에게 시간을 주었는지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또 미군은 과연 세균전을 시도했는지, 스탈린은 정전협정에서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에 대해 최근까지 발굴된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아울러 6·25전쟁에 대한 국내외 학자들의 여러 시각과 관점도 골고루 소개하며 한반도 내에만 한정되지 않았던 전쟁의 의미, 그래서 당시 일본 수상 요시다 시게루는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했고 미 국무장관 에치슨은 미국을 살려주었다고 하는 6·25전쟁의 성격을 여러모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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