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연초창 고작 아파트지을 궁리인가
전주 연초창 고작 아파트지을 궁리인가
  • 승인 2004.08.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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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연초제조창 폐부지 활용을 두고 전주시와 KT&G가 밀고 당기고 한창이다. 그것도 KT&G측이 그곳에 아파트를 짓겠다고 사업계획서를 내고 전주시는 부지 일부를 조금이라도 더 공공용으로 확보하는데 매달리고 있는 치사하고 간지러운 줄다리기이다. 그것이 무슨 땅인데, 또 어떤 내력의 곳인데 아파트 몇채 지어 덮어버리려는 수작들인가 말이다.

 전매청, 담배인삼공사, KT&G로 이어온 내력이 말하듯 KT&G는 일제시대 전매청으로 출범하여 광복후 대한민국에서 80년대까지 이름조차 변하지 않고 성장한 국가기관이다. 그것이 정부투자기관인 담배인삼공사로 바뀌고 상호까지 영문으로 내세우면서 민영화한 것이 불과 몇년이다.

 국가기관으로서 국가가 사유지를 공장용으로 수용한 뒤 민간기업으로 넘어가고 그 공장 용도가 끝나자 그 땅에 아파트같은 것을 지어 회사 수익을 늘리겠다는 것이 KT&G의 축약된 경과이고 의도다. 그러나 KT&G는 분명히 간과한 것이 있다. 전매청으로 그대로 있다가 폐창이 되었다면 이 땅은 원래의 민간소유주에게 1차적 수용권리가 있어야 할 곳이다.

 다만 민영화한 마당이기 때문에 그러한 관계가 직접 발생하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적어도 그 땅을 시내 경관을 망가뜨리면서 고층건물을 짓거나 회사이익에 전용할 수만은 없다는 공공성격의 인식은 배반할 수 없다 할 것이다. 보다 명쾌하게 하자면 공장도 폐쇄하고 다른 회사용도에 쓰지 않으면서 본래의 업역에 관계없는 수익성 활용을 꾀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전주가 전매청의 고향이고 서울의 중앙 전매청 부지가 사라져버린 마당에 우리나라 전매청의 역사와 담배, 인삼, 술과 주정에 관한 박물관을 조성하는 것과 같은 국가적으로도 지역적으로도 그리고 KT&G 자체로도 유익하고 꼭 필요한 사업이 어떤지 과제를 제기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만일 전주시가 어떤 수익사업일지라도 결코 허가해 줄 수 없다고 버틴다면 아무리 KT&G인들 용빼는 수가 없을 것이다. 차제에 담배와 인삼, 술의 본산지이었던 이 지역에 상실감을 보충시켜주고 KT&G로서도 위상과 긍지에 맞는 상징적 사업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전매와 세정의 역사를 기록하는 사명감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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