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하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자
헌혈하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자
  • 태조로
  • 승인 2004.08.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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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헌혈이 5개월 연속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급감하면서 혈액 재고가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본부의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헌혈 실적이 21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5% 줄어든 데 이어 5월 19만1천건, 6월 19만3천건, 7월 17만4천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6.9%, 12.3%, 21.2% 감소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달들어 11일까지는 헌혈실적이 6만3천100건에 불과해 전년 동기대비 7.2%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수치는 생명을 구하는 현장에서 급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병원에서는 혈액구하기가 너무 힘들어 혈액원에 원활한 혈액공급을 호소하고 있고, 환자와 보호자들은 생명이 오고가는 급박한 상황에서 혈액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기 때문이다. 예기치 않은 응급환자가 발생하거나 교통사고 환자 등 응급환자가 발생하게 된다면 재고 혈액의 부족으로 수술 지연 등 어떠한 사태가 올지 불안하기만 하다.

전북 혈액원에서도 도내에서 필요한 하루 혈액량이 각 혈액형별로 적혈구 농축액은 220유니트, 혈소판 농축액은 180유니트로 항상 재고가 비축돼 있어야 하지만 A형의 재고량은 이날 현재 13유니트, O형은 6유니트, AB형은 34유니트, B형은 102유니트로 부족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전라북도의 혈액재고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면서 도내 대부분의 종합병원에서는 혈액확보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러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혈액관리의 문제도 있겠지만 헌혈에 대한 국민들의 참여부족이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어려울수록 서로 돕고 사는 나눔의 정이 있다. 향약에는 이웃에 대한 4가지 덕목을 이렇게 기술하고 있는데, 덕업상권(德業相勸)이라 하여 첫째 좋은 일은 서로 서로 권장한다. 둘째 과실상규(過失相規), 잘못은 서로 살피고 고쳐준다. 셋째 예속상교(禮俗相交), 서로 사귐에 있어 예의를 지킨다. 넷째 환난상휼(患難相恤), 환란을 당하면 서로 구제한다는 내용이다. 걱정거리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서로 도와준다는 환난상휼은 나눔의 미학을 가르쳐주는 조상들의 지혜라 할 수 있다.

또한 쌀을 뒤주에서 꺼내 밥을 하기 전에 부엌에 비치된 항아리에 쌀 한 줌씩 덜어 넣고 했던 좀도리 쌀이 있다. 한 숟갈 덜 먹은 셈치고, 쌀 한줌 모아 불우한 이웃을 돕데 사용한 좀도리 쌀은 함께 하는 이웃 사랑의 실천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나눔의 미학은 세상을 밝고 따뜻하게 만드는 아름답고 소중한 일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서로 의지하며 서로의 생명을 유지시켜 준다. 동물, 식물 어느 것 하나도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은 없다. 하물며 인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우리 자신의 작은 정성과 관심이 나의 생명이기도 한 많은 다른 생명을 살려낼 수 있다. 헌혈은 생명 나눔 운동이다. 현대 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사랑 나눔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 바로 헌혈이다. 과학의 힘으로 만들어 낼 수 없는 혈액은 인간만이 나눌 수 있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우리지역에서 충당되지 않는 혈액을 다른 시도에 공급해 달라고 호소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지역 주민들이 헌혈에 대한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헌혈은 나와 남의 건강을 지키는 사랑 나눔의 방법이다. 헌혈로써 사랑을 나누는 것은 결국은 건강한 사람만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사람만의 특권 그 특권을 자랑스럽게 누리는 것, 행복함과 보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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