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금고 꼭 바꿔야 할 이유 있나
도금고 꼭 바꿔야 할 이유 있나
  • 승인 2004.10.14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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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금고가 전북은행에서 농협 도지부로 넘어갔다. 소위 황금알이라고까지 불리는 도금고 운영권을 놓고 전북은행과 농협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는데 갑자기 그 운영권을 농협에 넘김으로써 전북은행의 반발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도금고가 어디로 넘어가느냐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자는 것이 아니다. 이 문제야 어디까지나 선정기준이 있어 그 기준에 따라 결정 된 것으로 알고 있으나 과연 그 기준이 얼마나 객관성이 있고 공정하고 도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이번 도금고 평가위원회가 내놓은 심사기준을 보면 20개 항목으로 총점을 100점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 전북 농협은 91.41점, 전북은행은 90.43점을 얻어 전북 농협이 불과 0.98점으로 운영권을 따냈다. 전북 농협은 재무구조의 안정성과 도와 협력사업 부문에서 전북은행에 뒤졌으나 금고운영의 수익성 부문과 금고업무의 수행능력, 지역사회 기여도 및 이용 편리성에서는 앞선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예치금리에서는 15점 만점을 얻어 전북은행 10.92와 비교해서 무려 4.08의 격차를 보여 우선권을 따낸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이러한 수치적인 면에서 볼 때 더 할 말은 없으나 문제는 이러한 수치적 측면 이외에 우리에게는 또 다른 인과관계가 있음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자치시대를 열어가면서 가장 강조되어온 것이 지역 기업과 지역 금융의 활성화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전북의 유일한 금융기관을 전혀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전북은행으로 말하면 도민주로 만든 도민의 은행이다. 설사 이익이 작고 약간의 이용의 편리성이 부족하다 할 지라도 우리가 키워주고 부추겨 주지 않으면 누가 이 문제를 걱정하겠는가. 한마디로 전북도는 나무만 봤지 숲은 보지 못한 예라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농협도 많은 농민의 권익을 위하는 기관임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농협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국가기관으로 굳이 전북도금고 없이도 그들의 자금동원이나 활용의 폭이 있다고 본다.

 전북도가 이번 도금고 선정기준을 너무나 원칙적이고 비교우위적 사고에서 마련했다는 점은 인정되나 어딘지 아쉬움이 크다. 선정기준을 너무나 나열했다는 지적이나 일방적으로 한쪽에 유리하게 하게 프로그램을 짰다는 불평도 없지 않다. 아무리 이것이 정당하고 합리적 방법이라 할 지라도 전북의 가장 기본적 문제인 지역개발이나 지역발전 측면을 고려치 않은 것은 무언가 찝찔하다. 설사 자금의 동원력이나 약간의 이자가 높다고는 하나 전체의 기여도나 그에 미치는 영향까지 감안한다면 이 문제는 코앞의 이익에만 급급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우리는 이번 전북도의 도금고 선정문제는 도민의 공감대나 여론 그리고 사회적 영향 등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타진해서 결정하는 것이 옳았다고 본다. 그 이유는 전북은행에 돈이 갈 땐 그 돈이 전북에 쓰이지만 그렇지 않고 다른 금융기관에 돈이 들어갈 땐 타도로 유출된다는 점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동안 제일은행이나 기업은행 등 영향있는 금융기관들이 도금고에 눈독을 들여 왔어도 전북도가 선뜩 나서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으로 2006년까지 거의 2년 간 도금고는 농협의 손에 들어간다. 무려 1조8천억 원이란 돈이 농협계좌로 들어가면 엄청난 수익도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끝없는 경쟁이라는 명제 속에 그 폐해도 많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전북도는 이 문제를 저울질 만 할 일이 아니고 선정기준을 기여도와 향토성에 맞춰 짜야 할 것이다. 아무리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도 도민의 공감대를 불러오지 못하면 그 의미는 희석되고 말 것이다. 그래서 전북은행도 좀더 지역주민에게 다가와서 도민의 권익을 보장하는데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 서민들의 고충을 해결하고 이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은행으로 거듭날 땐 더이상 이런 문제로 고민할 필요가 없다.

 도금고는 도만의 자금이 아니다 이것이 주민 전체에 더욱 유용하게 쓰이고 지역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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