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보리 ‘수매대란’ 우려
내년 보리 ‘수매대란’ 우려
  • 한성천 기자
  • 승인 2004.10.2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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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도에 보리 수매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이는 도내 농가들이 겨울철 보리에 견줄만한 특별한 대체작목이 없자 보리 파종면적을 크게 넓힌데 따른 것이다. 27일 전북농협 및 농가들에 따르면 내년도 전북 보리 계약 생산물량은 지난해(3만6천740톤)보다 4천100톤이 줄어든 3만2천640톤이다.

 그러나 김제·군산·정읍 등 보리 주산지 소재 지역농협과 농업인들에 따르면 최근 본격적인 보리파종 시기를 맞아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자 올해 정부와 지자체가 계약 초과물량을 전량 수매해준 전례에 비추어 보리파종 면적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

 대다수 보리파종 농가들이 내년 수확기가 되면 올해처럼 시·군에서 초과물량을 수매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보리파종 면적을 확대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제시 청하면에서 보리를 파종한 김모씨는 “올해도 계약 외 물량 전체를 수매해줬는데 내년에도 수매해주겠지, 그리고 마땅히 파종할 대체작목도 없으니 일단 파종부터 하다보니 작년보다 면적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보리수매는 면적이 아닌 물량기준으로 수매약정이 이뤄져 수확량을 가늠할 수도 없어 대부분 농가가 예년보다 파종 면적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겨울철 보리에 견줄 만한 대체작목을 찾기가 힘든 것도 보리 재배면적이 늘어난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계절성 영농작목의 다변화정책 부재라는 전북영농정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농협 관계자는 “농가와 보리 계약물량에 대한 약정을 체결하면서 내년에는 약정물량 외에는 수매해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알리고 있으나 파종면적을 늘리겠다는 농가를 말리기는 역부족인 실정”이라며 “계약물량 이외의 수량은 정부 수매에서 제외되는 만큼 농업인들이 계약생산 물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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