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평화
핵 평화
  • 승인 2004.12.1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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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무기 개발의 ‘맨해튼 프로젝트’를 낳은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박사가 인생의 후반부에 몰두한 건 세계평화와 신에의 외경심을 전하는 강연이었다. 소위 맨해튼 계획으로 일컬어지는 핵폭탄 개발 프로젝트는 히틀러의 반 인류행위와 문명파괴, 유태민족의 핍박이 원인이었으나 궁극적으로는 인류평화의 달성이었다.

 그것도 미국이라는 인권을 존중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자유로이 숨쉬는 이상형 국가 체제하에서만이 국제평화 유지가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기술을 제공하고 실행을 권유하였던 것이다. 그것은 미국에 대한 아인슈타인 박사의 개인적 신뢰이기도 하였다.

 그렇게 고대하던 히틀러의 멸망을 보고 핵무기로 일본 군국주의가 붕괴하여 2차세계대전이 종식되자 유럽은 이제 칸트의 ‘영구 평화’ 시대가 올 수 있으리라 믿었고 박사 자신이 그러한 확신을 떨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내 실망으로 변하였다. 소련이라는 새로운 악의 국가가 나와 평화의 보검이 되어야 할 핵폭탄으로 자유와 평화를 깨뜨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핵으로 평화를 얻으려는 어리석음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깨닫게 된 까닭이다. 그후의 세계는 가장 기예가 뛰어난 곡예사만이 건널 수 있는 고도의 낡고 가느다란 위험전만의 줄닫기였다. 그 선두의 구소련이 해체되고 뒤를 이은 러시아가 여전히 공포의 핵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공(1960년 당시 공산주의 중국 본토)이 핵강국이 되고 인도와 파키스탄이 뒤를 이어 핵확산을 북돋았다.

 이제 핵을 가졌느니 보유 직전이니 하는 북한이 핵무기 국가로 편입하게 되면 이스라엘을 포함하여 아시아는 핵 블랙홀로 화할 가능성이 크다. 구미에서 점잖게 불붙은 핵경쟁이 아시아의 황인종들이 죽을둥 살둥 모르고 껴안는 악령이 되어 버린 것이다.

 아인슈타인 박사가 일찌기 이러한 위험을 예기하였기 땜에 하나님께 핵을 개발한 원죄를 용서구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북한의 핵장난에 강경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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