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공원으로 반 상처라도 줄여야
태권도공원으로 반 상처라도 줄여야
  • 승인 2004.12.2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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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행정수도 위헌판결후 후속대책으로 낼 구체안들에 대한 여론수렴차 강동석 건교부 장관이 다음 달 중순 전북지역을 방문한다. 12년 간의 동계오륜이 물건너가고 원전센터까지 오리무중인 상태에서 또 무슨 ‘신행정수도 여론수렴’이냐는 어긋장 소리가 터지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더구나 이 지역 출신 건교부 장관이니 어떤 기대치를 예상해도 좋지 않느냐는 상투적인 정서를 사겠다는 것인지, 혹은 무슨 해괴한 변명이라도 내놓을지, 공주.장기 쪽이 크게 개발돼야 이쪽도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평범한 얘기로 그칠지 알 수 없으나 똑 부러진 특별 프로젝트가 떨어지지 않으리란 건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다 된 밥도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는 판인데 무슨 배짱과 요령으로 전북에 특별대책을 강구해 줄 것이며, ‘불균형 시정이란 현존하는 지역차를 인정한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요구조차 수용되지 않고서 새삼 어떤 균형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는 것인지 건교부 장관의 행보가 불신과 의문만 낳게 되지 않을지 더욱 저어되는 마당이기도 하다.

 당장 30일 결정해야 할 국립태권도공원 후보지 선정 작업은 참으로 황망한 처지다. 그나마 동계오륜의 상흔을 지울 우선 눈앞의 이슈이지만, 12년 간 쌓아 온 노력과 실적을 ‘구걸 쪽박 깨듯’ 엉뚱한 국제스키연맹(FIS)을 불러들여 한달음에 박살내 버리는 식의 치밀한 음모 앞에서는 손을 쓸 수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정부는 쇼를 했고 전북은 그런 정부를 쳐다보고 도로(徒勞)가 될 낭비와 헛수고와 바람잡는 작업을 그것도 전북도민의 이름과 대한민국의 동계올림픽 유치란 명목으로 수행한 것이다. 뉘라서 분노조차 차마 부끄러 숨어 들어가 버리는 모멸을 복원할 것인가.

 그나마 신라의 화랑이 어떻고, 춘천호반이 어떻고 하며 무두질하다가 무주태권도공원을 칼로 싹둑 베어 버리는 고약한 짓거리가 나오지 않을지 조바심 아닌 배알이 뒤집힐 지경인 것이다.

 가장 우수한 입지조건으로 분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돌출여건을 내놓고 막바지에 본질을 호도하는 오류는 이제 없어야 한다. 당장 내일 다가와 있어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실상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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