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쥐팥쥐 문화 브랜드화를 조명하면
콩쥐팥쥐 문화 브랜드화를 조명하면
  • 승인 2004.12.2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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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주군이 ‘콩쥐 팥쥐전’의 현실적 배경이 완주 이서 앵곡 마을임을 밝혀내고 상품 이름에 상용하거나 테마 마을을 조성하는 등 본격적인 ‘콩쥐 팥쥐’ 브랜드화에 나서고 있다. 춘향전과 흥부놀부전, 홍길동전 그리고 콩쥐팥쥐전으로 이어지는 우리나라 4대 설화.소설 중 마지막으로 배경지역이 입증된 사정과 신속하게 이의 관광자원화에 나선 완주군수의 행보가 인상적이다.

 권선징악의 대표적인 전통 설화와 소설을 실화로 입증하면서 전북은 4대 설화.소설 중 홍길동전을 제외한 3대 설화 모두의 탄생지라는 놀라운 사실을 확고히 해 주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왕조시대 전통사회에서 양반과 상민, 귀족과 서민을 불문하고 이 지역의 문화적 기제들이 이 나라 전체 백성들의 표준이고 전형이었다는 풀이를 가능케 해 준다.

 삶의 애환과 굴곡을 함께 한 국민적 감정과 정서를 그대로 대변하면서 일상의 윤활유가 되고 공감의 소통제가 되어 준 필수품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준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춘향전같이 대한민국의 전통문화 상징으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위상을 오랜동안 누려 오면서도 이를 국제적인 이미지 혹은 실체적 존재로서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면목없는 일이다.

 더구나 남원시 의회가 2억5천만원의 시 예산을 삭감하며 춘향의 가치 폄하를 자처하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 부끄러운 작금이다. 도지사를 제전위원장으로 하였던 과거에 비하여 문화부 장관이나 국무총리 아니면 대통령이 전래민속문화 발흥의 관점에서 그 자리에 임하는 것같은 보다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의식의 접목이 필요한 것이다.

 기왕의 춘향전과 남원 아영의 흥부놀부, 그리고 완주의 콩쥐팥쥐가 겨레의 전통적 문화작품이라고 한다면 이 세가지를 묶어 전북을 한국의 대표적 문화 고장으로 만들 계제가 충분하다 할 것이다. 국가와 겨레의 대표적 정서를 휘감고 있는 고장에서 이를 문화브랜드화하지 못한다면 이 또한 무능하고 용렬하기 짝이 없는 모자람의 정도를 웅변으로 강조하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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