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258> 뒤에서도 해 보았느냐?
평설 금병매 <258> 뒤에서도 해 보았느냐?
  • <최정주 글>
  • 승인 2005.01.04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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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옥향의 반란 <14>

옥향이 숨을 헉 들이 마시며 슬쩍 태국이 놈의 낯빛을 살폈다. 놈이 세상에 별 희한한 그림도 다 있다는 눈빛으로 화첩의 속의 남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너도 경이와 이렇게 해보았느냐?”

옥향이 물었다.

“그것을 어찌 말로 하겠습니까요? 자꾸만 묻지 마십시오. 부끄럽습니다.”

“부끄러운 일이 아니래도 그러는구나. 이 모습이 진정 부끄러운 것이라면 한 폭에 천금을 받는 이름난 화가가 어찌 이런 것을 그리겠느냐? 경이는 어떤 자세를 좋아하느냐? 네가 위에서 하는 것을 좋아하느냐? 아니면 제가 위로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느냐?”

기왕에 내킨 김이었다. 주인의 딸과 머슴이라는 허울을 벗어버리자 쉽게 그런 물음이 나왔다. 그러나 태국이 놈은 아직도 제 놈이 머슴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얼굴을 붉히며 숨만 색색거렸다 그 모습을 흘끔 바라보며 빙긋 웃은 옥향이 짖궂게 물었다.

“뒤에서도 해 보았느냐? 경이는 암캐가 되고 너는 수캐가 되어 개처럼 엎드려서도 해보았느냐? 어느 것이 더 재미있더냐?”

“아, 아씨. 제 입으로 어찌 그걸 말하겠습니까요? 너무 하십니다요.”

태국이 놈이 울상을 지었다.

“이런 모습으로도 해보았느냐?”

옥향이 화첩 한 장을 다시 넘겼다. 계집은 가랑이를 벌리고 있고, 사내가 엉덩이를 치켜든 채 물건을 옥문에 넣은 채 계집의 젖통을 물고 있는 그림이었다.

“어떠냐? 재미있겠지? 경이도 이 여자처럼 입을 벌리고 소리를 지르더냐?”

옥향이 장난스레 묻자 태국이 놈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아씨, 전 가겠습니다요. 주인 어른이 아시면 목숨이 열 개라도 모자라겠습니다요.”

태국이 놈이 씩씩거렸다. 옥향이 그런 놈을 얼굴에서부터 훑어 내리며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어느 부분에서 눈길이 멈추었다. 놈의 가랑이 사이가 불룩 솟아 있었다.

“여기에 멀 숨겼지?”

옥향이 불쑥 솟은 놈의 물건을 손으로 움켜 잡았다.

“아, 아씨. 왜 이러십니까요?”

태국이 놈이 옥향의 손을 잡고 떼어내려고 안달을 했다. 그러나 손아귀에 잡힌 그걸 쉽게 놓아줄 수는 없었다.

“이것이 네 물건인 모양이구나. 실하기도 하다. 이걸로, 이 단단한 걸로 밤마다 경이 년을 죽여주었다는 말이지? 경이 년이 나보다 곱더냐? 나보다 사랑스럽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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