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269> 이렇게요? 이렇게요?
평설 금병매 <269> 이렇게요? 이렇게요?
  • <최정주 글>
  • 승인 2005.01.17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 옥향의 반란 <25>

“이렇게요? 이렇게요?”

태국이 놈이 몸짓을 잠시 멈추고 옥문 안의 대물을 꼼지락거렸다. 옥문의 윗벽을 치는가하면 아랫벽을 치고, 그러다가 울끈불끈 들락날락 발버둥을 쳤다.

“아으아으, 좋아, 너무 좋아.”

옥향이 무너지려는 몸둥이를 겨우 가누며 중얼거렸다. 그러나 이미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였다. 무너지지 않으려고 입술을 물고, 두 손으로 통가장자리를 잡고 버티고 있을 뿐이었다. “이상하구만요. 경이는 안 그랬는데, 아씨는 속에서 움직이는구만요. 제 거시기를 뽑아버릴 듯이 힘을 쓰는구만요.”

태국이 놈이 중얼거리며 대물을 얕게 세 번 들이밀다가 한 번 깊게 들이밀다가 서너 번에 한 번씩은 대물을 천천히 깊숙이 넣었다가 재빨리 뽑아냈다. 그짓을 얼마나 되풀이했을까. 옥향이 아, 신음을 내뱉으며 무너져 내렸다. 아씨, 아씨, 부르는 소리가 귓가에서 아득히 멀어졌다. 내가 이래서는 안 되는데, 태국이 놈은 아직 방사도 안 했는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옥향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다시 눈앞에서 흰나비떼가 너울너울 날아다녔다. 휘황찬란한 꽃가루들이 나비처럼 날아다니기도 했다.

옥향이 정신을 차린 것은 한 식경이 지난 다음이었다. 아, 하고 눈을 떠보니, 비단 잠옷을 입은 채 혼자 침상에 누워 있었다.

‘꿈이었던가? 목간에서의 일이 정녕 꿈이었던가?’

옥향이 아쉬움에 입맛을 쩝 다시는데 아무래도 사타구니 사이의 느낌이 이상했다. 꽉찬듯한 느낌, 끈적끈적한 느낌, 작은 벌레가 기어다니는듯한 스물스물한 느낌이 들었다. 옥향이 고개를 갸웃하며 손으로 옥문을 확인할 때였다.

밖에서 태국이 놈의 기침소리가 들렸다.

“태국이 게 있느냐?”

옥향의 물음에 태국이 놈이 금방 되물었다.

“이제야 정신이 드셨습니까요? 아씨.”

“오냐, 내가 목이 말라 그러는데 물 좀 주려느냐?”

“물은 식탁에 있을텐데요.”

“이놈아, 그걸 몰라서 시켰겠느냐? 내가 손끝 하나 꼼짝할 수가 없어 그런다.”

“알겠구만요. 허면 제가 아씨방으로 들어가겠구만요.”

태국이 놈이 멈칫거리며 들어와 식탁의 물그릇을 가져왔다. 녹차잎을 넣어 끓인 물맛이 꿀맛이었다. 빈 물그릇을 식탁에 가져다 놓고 방을 나가려는 태국이 놈을 옥향이 불러세웠다.

“이리 가까이 오너라.”

“예?”

태국이 놈이 놀란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