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귀향
섬 귀향
  • 승인 2005.02.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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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향은 어찌어찌하여 아주 살기로 작정하고 고향땅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설과 추석에 행해지는 1년 두번의 연례행사가 귀향의 대명사처럼 낯익은 어휘가 돼 버렸지만 그런 초단기간의 왕래는 엄격히 귀향과 구별되는 말이다.

 우리에게도 본래 의미의 귀향이 있었다. 97년 IMF 위기가 닥쳤을 때 도시에서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농촌으로 귀환하여 그곳에서 정착하기로 했을 때다. 반드시 농사일을 하는 정착이 아니라도 자신이 낳아 길러진 곳이 크게 개발되어 도시가 번성하고 일자리가 많을 때 그곳으로 내려온다면 이 또한 귀향임에 틀림없다.

 충청도에 행정중심도시가 생기고 그곳을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몰려 내려오는 것과 같은 것이다. 전자가 경제상 어려움으로 농촌에 생계를 찾아 내려온다면 자칫 수동적 귀향이 될테지만 지역발전에 고무되어 그 발전의 대열에 한 몫 끼고 지역에서 보다 현실적 꿈을 이루려고 한다면 그것은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귀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의 증권거래소가 옮아가고 부산 지역 사람을 그 책임자로 앉히기 위해 몇번의 추천절차 파행을 겪은 것은 전북으로서는 피눈물나는 정경이기도 하다. 그런 큰 기관을 이전시켜 온다면 책입자가 아니라 모든 직원을 타지 출신 일색으로 임명한다 해도 감지덕지할텐데 귀향객을 찾으니 얼마나 겨루기 힘든 격차인가.

 F1그랑프리나 새만금, 원전센터 같은 것이나 들어와야 이곳에도 귀행객이 들이닥칠지 모를 일이다. 그런 귀향은 제치고라도 올 설을 쇠려는 일시적 귀향객조차 형편없이 줄어들었다고 하니 이제는 설도 객지에 가서 맞이해야 할 날인가 보다. 그런데 이 가운데도 도내에 설 섬귀향객이 그나마 있었다고 하니 눈이 번쩍 떠지는 일이다.

 위도, 어청도, 선유도 등 이른바 원전센터 후보지와 그 부근의 관광단지 후보지다. 뭐니뭐니해도 원전센터가 어찌될지 모르는 동안은 우리 섬에도 마을마다 아직 희망이 텡텡 부어 있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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