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후진국
결핵 후진국
  • 승인 2005.03.2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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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명 폐병(肺病)으로 불리는 결핵은 오랜 세월 한국인들의 고질병이었다. 병에 한번 걸려들면 결핵균이 폐 하나를 다 갉아먹고서야 인간에 죽음을 안겼다. 그래서 오랜동안 한국인에게는 폐결핵이 요즘의 암처럼 죽음의 공포병이었다. 폐병내력이 있는 집안과는 혼사도 하지 않았고 폐병을 앓는 환자의 집 근처를 갈려면 숨도 죽이며 조심히 발길을 옮겼다.

 ▼폐결핵의 원인은 빈곤과 가난이다. 빈곤과 가난은 영양실조와 불결의 모체다. 결국 영양실조와 비위생적 불결이 결핵의 원인인 셈이다. 이래서 결핵을 후진국 형 전염병으로 불린다. 잘 먹고 사는 선진국 사람들에게는 이 폐결핵이 드물기 때문이다. 그런 후진국 병이 아직도 한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니 창피함을 넘어서 충격적이다.

 ▼옛날에는 가난하고 못산 한국이었지만 지금은 어지간히 살게 되었다는 한국이다. 아니 세계 경제규모 10위권 안에 들고 있는 한국이다. 한데 매년 새로운 결핵환자가 3만명 이상씩 발생하고 있다는 통계다. 잘사는 나라의 기준이라는 OECD 국가 중 결핵발생이 가장 높은 것이다. 어찌하여 이만치 살게된 오늘에도 결핵환자수가 이렇게 많이 발생하는가.

 ▼국가별 결핵 발생률을 비교해보면 인구 10만명당 113명 꼴인 중국이 1위이고 그 다음 한국이 10만명 당 91명인 2위권이다.일본은 33명에 불과하고 프랑스는 14명, 영국 12명, 미국은 10만명 당 5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우리 결핵환자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2004년도 신규 환자가 2003년 보다 816명이나 늘어난 3만1503이다.  

 ▼문제는 이 결핵환자에 젊은 층이 많이 포함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4년 신구환자를 연령별로 보면 20∼39세가 전체의 37,5%로 가장 많고 0∼19세가 7,4%, 40∼59세 26,3%, 60세 이상이 28,8%에 달하고 있다. 어느 결핵연구 전문가는 말한다. 1차적으로 항상 자기 주변을 깨끗이 하고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는 건강관리의 습성화. 이제 "결핵강국"의 오명을 벗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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