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허브보건소에 거는 큰 기대
한방허브보건소에 거는 큰 기대
  • 승인 2005.04.07 1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이번에 도내의 익산, 진안, 남원 3개 보건소를 한방건강증진 허브 보건소로 선정했다. 진안에 근무하고 있는 한방 공중보건의로서 이번 보건복지부의 결정을 크게 환영하며 한편으론 커다란 기대를 갖고 있다.

인구 노령화가 사회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현 시점에 한방 의료의 수요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추어 복지부에서 한방허브보건소를 설치하여 한의사와 한방건강증진요원이 중심이 된 한방 건강 증진 사업팀을 구성, 지역사회 건강증진자원과 연계해 지역주민에게 한방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낭보를 전해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한방허브보건소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한방 의료장비와 인력 등의 인프라 구축이 우선 확실히 이루어져야 하며, 허브보건소를 중심으로 말단의 보건지소에 이르는 연계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각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한의사 등 인력 보충의 확대가 기본전제이다.

주민홍보 또한 고려되어야 할 점이다. 고령의 인구가 많은 지역은 정책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 주민들에 대한 직접적인 홍보가 필수적이다. 계몽활동 뿐만 아니라 직접 찾아가는 가정방문이 주요사업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현재 본인도 매주 일회씩 중풍환자와 독거노인 방문 진료를 행하고 있지만, 인력부족 등으로 더 많은 분들을 찾아 볼 수 없던 것이 항상 아쉬웠다. 노령 인구, 특히나 농촌의 노인들은 질병의 치료를 많이 힘들어 한다. 질병에 대한 무지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의료시설이 가까운 곳에 없는 불편함을 많이 호소하고 있다. 한방허브보건소에서는 가정방문단을 설치,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한방진료의 핵심은 아픈 다음에 치료하는 것이 아닌 예방치료이다. 사상체질의 창시자로 알려진 이제마 선생께서도 '동의수세보원'을 펴내면서, 가가호호마다 이 책을 갖추어 자기병은 스스로 돌볼 수 있기를 바라셨다. 즉, 몸을 스스로 살펴 예방하라는 의미일 터이다. 앞으로 설치될 한방허브보건소에서는 이 부분에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 치매, 중풍 등 만성·퇴행성질환의 예방·치료뿐만 아니라, 한방 고유의 사상체질교실과 기공체조교실 등의 교육을 실시해야 하며, 양방과의 연계 또한 필수적이다. 혈압과 혈당 등의 관리를 한·양방이 연계, 지역주민의 질병예방을 촘촘히 관리해야 할 것이다.

요즘 각 지자체마다 한방센터나 한방특구 유치를 신청하고 있다 한다. 흡사 지자체의 국제 페스티벌 등 보여주기 행정의 극치를 보는 듯 하다. 한방의 홍보를 위해 과히 나쁘게 만은 보이지 않지만, 이런 모든 정책들이 일시적인 것, 선전적인 것으로 끝나지 않기를 기원하는 마음 간절하다.

한방 허브 보건소는 운영의 지속성과 효율성을 위해 한방공공보건평가단을 운영하게 된다. 이는 한방건강증진 허브보건소 사업을 짧은 기간내 정착시키고, 인근 보건소에 확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평가단은 향후 한방건강증진사업 등 한방공공보건 분야의 기획, 개발, 교육·훈련, 평가, 확산 등에 대한 일체의 기술지원 및 자문업무를 맡게 된다.

앞으로 이러한 시스템이 갖추어져 제대로 운영된다면 공공보건의 질이 한 단계 향상됨은 물론, 고령화 사회에 즈음해 증가할 걸로 예상되는 의료보험부담도 상당히 완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원종<진안보건소 한방공증보건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