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에이즈 ‘재선충병’이란
소나무에이즈 ‘재선충병’이란
  • 승인 2005.04.1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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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예년에 비해 기온이 낮아 일주일 정도 늦게 봄이 오고 있으며 게다가 날씨마저 변덕이 심하여 꽃이 없는 축제가 열리고 있다.

 4월 들어서는 강한 바람이 불고 건조한 날씨의 연속으로 대형산불이 발생하여 몇 백ha의 산림을 순식간에 소멸시키고 있으며 그 중에는 천년고찰이 불타고 몇 십년 되는 절경의 소나무 숲이 잿더미로 변해 버렸다.

 우리나라의 비경을 자랑하는 소나무 숲이 산불로 사라져가고 게다가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우는 재선충병이 걸리면 치료할 방법도 없어 더욱더 삭막한 숲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은 한번 감염된 소나무를 1년 내에 100% 말라 죽이는 병일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치료약제나 천적 등이 발견되지 않아 “소나무 에이즈”라 할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이미 일본을 비롯한 대만, 중국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동아시아 지역의 소나무는 이 병에 걸려 전멸위기에 처해 있어 “검역대상 1호”로 분류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조금씩 세력을 확장해서 진주, 함안, 목포, 제주를 비롯한 남쪽지방은 물론이고 포항, 경주, 구미, 함양 등 중남부까지 북상하여 발생면적은 약 5,000ha이고 피해목은 총 196천여본으로 확인되었으며 전북지방도 안전지대라 할 수 없게 되었다.

 소나무재선충은 식물에 기생하는 선충의 일종으로 암컷 0.7~1.0mm, 수컷 0.6~0.8mm 크기로 현미경으로만 확인할 수 있으며 상온에서의 수명은 35일이고 산란수는 100개 내외이다. 이들은 스스로 나무와 나무사이를 이동할 수는 없지만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몸에 기생하여 다른 나무로 이동한다. 매개충이 소나무 신초를 가해할 때 나무 조직내부로 침입하는 소나무재선충의 1세대 경과일 수는 25℃에서 4~5일, 30℃에서 3일이며 계속 반복하여 번식하므로 1쌍이 20일 후에는 20만 마리로 증식한다. 건강한 나무가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되면 빠르게 증식한 선충이 수분과 양분의 이동통로를 막아 솔잎이 아래로 처지며 시들기 시작한다.

 소나무재선충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는 추운지방에서는 분포하지 않는 하늘소과의 천공성 곤충으로 주로 쇠약한 소나무의 목질부를 유충상태에서 가해하며 성충의 크기는 2.2∼3.0mm이다. 지금까지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원인을 보면 자연적인 것보다는 피해지역에서 소나무가 조경수로 반출되거나 포장재로 쓰이는 목재반입에 의해서 확산된 것으로 확인되어 무엇보다도 인위적인 확산을 방지하는 것과 감염목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때에 산림환경연구소(소장 임인환)에서는 예찰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소나무재선충병의 조기발견을 위해서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전담팀을 3개반으로 나누어 지역별 예찰책임제를 도입 예찰사각지역을 최소화 하고 주 1회 이상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조사할때는 가능한 시·군 병해충 업무담당자와 공동조사를 통하여 담당자 실무교육과 이론교육을 병행하고, 필요시에는 14개시군 병해충담당자 합동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우려지역인 수출입 항구주변과 목재 집재장소, 제재소, 목재칩이나 파렛트 제작공장 주변, 사찰내 목조건축물 신축장소 등에 대한 예찰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재선충병 감염이 의심될 때는 목편을 채취하여 선충류를 분리한 후 현미경으로 여부를 확인하는 등 감염목의 조기발견과 확산저지를 위해 예찰활동에 최선을 다하면서 사라져 가고 있는 소나무 숲을 보존해야 할 것이다.

임인환<전라북도 산림환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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