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인간교육과 조기유학의 문제
창조적 인간교육과 조기유학의 문제
  • 승인 2005.04.1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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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의 본질은 인간의 창조적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런 교육의 본질은 조기유학의 열풍 속에서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2000년대를 전후해 휘몰아친 조기유학의 열풍은 현재 연간 7조원의 엄청난 경제적 재화를 지불하고 있다.

 그것은 교육이 사회적 성공이나 지위 또는 계층의 상승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돼 가고 있음을 의미하며, 조기유학을 통해 생의 초기부터 자녀를 지원하고자 하는 부모들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다.

 인간으로서 누구나 자신의 능력에 따른 바람직한 교육을 받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교육은 단순히 출세의 수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교육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창조적 능력개발’이라는 본질이 살아 있어야 한다. 즉 자신이 누구인가를 분명히 인식하고, 그 인격의 가치를 창조해 가는 것이 교육의 최우선 과제이자 최후의 과제이다.

 이런 교육의 과제는 자신의 능력과 자질을 주변 환경과 적절하게 조절해 조화와 균형을 유지해 나가며 그 가치를 창조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조적 능력을 개발하는데 있다. 창조적 능력의 확립은 언어능력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인간이 창조적 자아로서 능력을 확립하는 언어습득의 정도는 일반적으로 15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그 이유는 언어 형성에 있어서 언어의 의미구조를 파악하는 배경지식이 형성돼야 하기 때문이다.

 언어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5년을 주기로 구어구사 단계, 구체적 언어구사 단계, 추상적 언어구사 단계를 거처 자아 정체성의 외형적 표현이 이뤄진다.따라서 어린 자녀들을 무분별하게 외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경우 창조성개발을 위한 능력의 형성에 심각한 문제가 야기된다. 우선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있는 타인과의 자연스런 의사소통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당함으로써 그 정신적인 고통을 감내 해낼 수 없다. 또한 그동안 배우고 익힌 모국어에 새로운 외국 언어가 부가되면서 두 언어 사이에 혼돈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인지구조에 형성되기 시작한 모국의 언어발달을 백지화하고 새로운 외국 언어를 익혀나가기 위해서는 인지구조의 혼란을 가져오는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거기에다가 외국 동료학생들과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한 언어능력에 대한 괴리감은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마음의 상처가 된다.

 이것은 창조성 개발능력의 확립에 결정적인 장애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어 교육 현실을 개선할 방안은 무엇인가?

 현재의 외국어 교육인력과 여건은 한계가 있는 만큼 재외 언어권 지역 동포 2세들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북미주 등지에 거주하는 180여만 동포 2세들 가운데 자격요건을 갖춘 자를 선발, 한국에 초청, 외국어 교육에 참여하도록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매년 방학 때면 어학연수를 위해 학생들이 대거 빠져 나가는 외화 낭비를 막기 위해서도 외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교사들로 하여금 외국어 집중캠프를 운영할 필요도 있다. 더 나아가 외국어 회화 소양 인증제 같은 것을 도입하는 방안과 지역 내의 외국어 회화 우수인력을 학교 안으로 끌어 들여 활용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마련해야 한다.

 아직 창조성 개발의 능력이 확립되지도 않은 어린 자녀를 막연한 기대만으로 외국으로 무조건 내 보내기 전에 먼저 우리는 한 인간의 창조성을 개발하는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록<군장대학장겸 국제디지털대학교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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