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역량강화 우선"
"여성들의 역량강화 우선"
  • 승인 2005.06.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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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쓰기] 조성연 전주고 3년
 ※ 양성 평등의 실현이 인간 존중의 가치를 지향한다고 할 때, (가)의 필자의 입장을 근거로 (나)의 ‘노라’의 결정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양성평등이 전통적 가정에서 어떻게 실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논술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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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 나는 김혜린의 작품 속에서 가장 페미니스트에 가까운 인물이 아라를 진짜 페미니스트로 만들고 싶다. 그러자면 우선 ‘아라’가 자신의 임신 사실을 깨닫고 자살을 기도하는 장면부터 삭제되어야 한다. 적어도 한 여성의 생명이, 자신의 몸이 더럽혀졌고(이런 우스운 순결 이데올로기도 이젠 버리자) 원수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 쉽게 버려질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중략>

  나는 해피엔딩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진짜 해피엔딩은 가라한을 만나 행복한 여생을 보내는 것만이 아니라 그녀 자신이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한 여성으로서 우리 앞에 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노라 : 네, 조금도 행복하지 않았어요. 행복하다고 생각했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헬머 : 행복하지 않았다고?

  노라 : 네, 다만 재미있었을 뿐이에요. 당신은 언제나 저에게 무척 친절하셨어요. 하지만 우리 가정은 다만 놀이하는 방에 지나지 않았어요. 여기에서 나는 당신의 장난감 인형 같은 아내였던 거예요. 마치 친정에서 아버지의 인형 아기였듯이. 그리고 이번에는 아이들이 제 인형이었어요. 아이들의 상대가 되어 놀아 주면 저는 그것이 무척 기뻤어요. 그것이 우리 결혼이었어요. <중략> <입센의 ‘인형의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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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술쓰기) 

  최근 국회에서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의 여성의 위상 변화를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그 동안 여성들은 전통적인 가치관 속에서 오로지 가사 노동에만 전념해왔다. 하지만 사회의 의식이 점차 변화하고 여권이 신장되면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 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남녀 차별 의식은 몇 세기나 이어져 온 뿌리 깊은 것이기 때문에 그 동안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녀 차별은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존재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의 차별은 크게 가정에서의 파별과 사회에서의 차별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가사 노동은 여성의 몫이다. 명절이 되면 이러한 현상은 더 심해진다. 한 여론 조사 기관의 통계에 따르면 남성의 대부분은 명절을 즐기는 반면에 여성의 약80%는 명절을 꺼린다고 대답하였다. 이 여성들의 대다수는 가사 노동에 대한 부담 때문에 명절을 꺼리게 되었다고 대답하였다. 이는 명절의 가사 노동이 얼마나 여성에게 편중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경향은 비단 명절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까지 지속되기 마련이다. 이런 점들을 볼 때 가정에서의 노동은 여전히 여성에게 많은 부분이 편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에서의 남녀 차별도 상당한 수준이다. 몇몇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의 최고 경영인은 남성들이고 상무, 전무, 이사 등 기업의 주요한 직책도 대부분 남성들이 차지하고 있다. 또한 국회 의원 중 여성의 의석 비율은 매우 낮고 행정부나 사법부에서도 중요한 소임을 가지고 있는 여성은 매우 적다. 이처럼 사회 곳곳에서는 여전히 남녀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형의 집>의 노라는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노라’는 그 동안의 허울뿐이던 자신을 버리고 새로운 자신을 만들기 위해서 가출을 한다. 이는 남성 중심적인 사회 속에서 나약했던 여성이 스스로의 가치를 깨닫고 사회의 관습 속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함을 의미한다. 즉 로라의 가출은 여성이 자신의 권익을 되찾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스스로 발을 뻗어서 내딛은 한 걸음으로 볼 수 있다. 이 한 걸음은 여성도 스스로의 의지로서 자립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남녀 차별이 극에 달랬던 전통적 가정에서의 양성 평등을 위한 방안도 여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전통적 가정에서 남녀 차별이 이어진 근본 원인은 여성을 교육시켜야 한다는 의식의 부재와 여성의 학구열 부재였다. 자립의 능력이 없었던 여성은 자연히 남성에 비해서 홀대받게 되었다. 따라서 양성 평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이 스스로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물론 남성이 우월 의식을 버리는 것과 사회의 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여성이 능력을 키워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간다면 가정에서의 평등은 물론이고 사회전체에서의 여권 신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불의 검>에서 ‘아라’는 남성이 알지 못하던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대장장이 일을 해나가면서 스스로의 권익을 확보한다. 많은 여성들이 ‘아라’와 같이 여성만의 특기와 특성을 십분 발휘하여 삶을 개척해나가고 남성들은 자신들의 권익을 양보한다면 양성 평등을 반드시 이루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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