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5집으로 컴백한 클론
5년 만에 5집으로 컴백한 클론
  • 승인 2005.07.0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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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가수 클론이 살아있음을 보여주겠다"
세계 최초 휠체어 댄스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5일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 클론의 첫방송 리허설 현장. 강원래(36)의 아내 송이 씨가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객석에 앉아있고 강원래와 구준엽(36)은 휠체어에 앉아 5집 타이틀곡 '내 사랑 송이'에 맞춰 댄서들과 절도있는 안무를 선사한다.

"5년간 무대가 그리웠다"는 강원래는 "아직은 리허설이어서 별다른 느낌이 없지만 관객의 박수 소리가 들리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며 빙그레 웃어보인다.

구준엽은 "'내 사랑 송이'는 송이 씨에게 원래를 지켜줘서 고맙다는 나의 메시지와 원래가 송이 씨에게 그동안 못했던 말들을 함께 녹인 노래다"며 "원래가 하반신에 감각이 없고 수술 후유증으로 폐활량이 좋지 못하니 노래와 춤이 다소 흔들려도 이해해달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다음은 클론과의 일문일답.

--5년 만에 무대에 서는 소감은.

▲5년 전만해도 립싱크를 했는데 지금은 모두 반주용 테이프에 맞춰 라이브로 노래해야 한다. 개인적인 약점때문에 음정이 불안해 떨린다.(강원래 이하 강)

--음반을 내겠다고 계획한 건 언제부터인가.

▲2000년 사고난 직후부터 계속해서 언젠가는 음반을 내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다. 사고난 지 3년이 됐을 때 준엽이와 클럽에 갔는데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자 춤을 추고 싶어서 마음이 들끓더라. 준엽이에게 휠체어를 타보라고 권했는데 잘 탔다. '준엽아 밥 먹어'하면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더라. 그때부터 서로의 머리 속에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렸다.(강)

▲나도 그즈음 휠체어 댄스를 생각했다. 1년간 몸에 익히려고 부던히 노력했다.(구준엽 이하 구)

--주위 사람들이 많이 도움을 준 듯하다.

▲용인대학교 특수체육학과 학생들, 400만원이나 하는 고가의 휠체어를 6대나 빌려주신 분들, 그리고 휠체어 댄스를 연습하느라 하루에 200번 넘게 넘어진 댄서들 모두에게 감사하다.(강)

--안무 연습은 얼마나 했고 특징적인 부분은.

▲팔 힘이 떨어져서 휠체어 바퀴를 못 돌릴 때까지 온종일 연습했다. 직접 안무를 짰고, 한달 반 집중적으로 트레이닝 했다. 안무 중 '빵' 소리와 함께 멈춰 쓰러지는 장면이 있다. 원래의 사고를 의미한다. 다시 꼼지락거리며 일어나는데 우리 둘이 뭔가 해내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구)

--휠체어를 타보니 기분이 어땠나.

▲처음엔 어색했다. 안무 중 앞바퀴를 드는 동작이 있는데 힘들더라. 하지만 주위에서 구경왔다가 많은 사람들이 타보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고 이 댄스를 선보이면 휠체어를 탄 사람들의 모습이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구)

▲막연하게 휠체어가 환자의 상징이어선 안된다. LA에서는 다리가 조금만 불편해도 휠체어를 탈 정도로 그 모습이 자연스럽다. 우리도 그렇게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강)

--'내 사랑 송이'를 타이틀곡 제목으로 붙인 이유는.

▲1991년 군대 있을 때 늘 '내 마누라 송이에게'라는 제목으로 연애 편지를 보냈다. 그때는 지금의 아내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부던히 애썼다.(강)

--음반 수록곡을 설명해달라.

▲'병상일기'는 2001년 병원에서 쓴 일기를 곡에 담았다. '너에게 쓰는 편지'는 송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노래다. 하지만 음반 첫 트랙 '세상 밖으로'처럼 밝은 노래도 많다. 또 클론 특유의 리듬이 살아있는 노래도 수록돼 있다.(강)

▲예전엔 막연히 사랑 얘기만 했는데 이 음반은 살아있는 얘기들이다. 송이 씨아와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얘기도 있다. 인위적이지 않다. 사실 그대로다. 영화도 실화가 재밌지 않나. 이 음반은 두번 이상 나올 수 없는 음반이다.(구)

--송이 씨의 반응은 어땠나.

▲개인적으로 '내 사랑 송이'가 타이틀이 되길 바라지 않았다. 아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비춰지긴 싫었다.(강)

▲원래는 개인적인 얘기라고 생각하지만 난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진정한 사랑에 공감하리라 믿는다. 송이 씨가 원래를 지켜줘서 고맙다.(구)

--5년 동안 뭐가 변했나.

▲긍정적이 됐다. 또 느리게 사는 법을 배웠다. 여자들이 외출할 때 걸리는 시간보다 난 대소변을 처리하기 위해 2시간 먼저 움직여야 한다. 장애인 동호회를 알게 된 후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강)

--대만 등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여전히 많은데.

▲대만 등 동남아시아에 갈 계획이 있다. 대만 팬들은 배신을 안하더라.(웃음) 꾸준히 사랑을 전해왔다.

--5집 활동 계획은.

▲준엽이도 동대문에서 옷장사를 하고, 나도 강원도에서 댄스 스쿨을 경영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에 많이 출연할 것이다. 휠체어를 널리 알리겠다. 또 콘서트도 할 것이다. 앙코르 곡을 부를 때의 느낌을 잊지 못한다. 독일 월드컵 때 현지에서 '월드컵 송'도 부르고 싶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이 노래를 못 부른게 후회된다. 2세 꿈도 있다.(강)

▲가요 순위 차트 1위를 하고 싶다. 인정받기 위해 무척 열심히 연습했다. 클론이 역시 댄스 가수라는 걸 다시한번 확인시켜 드리겠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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